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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윤의 '중국과 中國' (8) 관시<1>] '관시=부패'라는 편견부터 버려야

입력 2016-11-28 17:44:33 | 수정 2016-11-29 00:19:14 | 지면정보 2016-11-29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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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윤 < 한국콜마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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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하고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누구라도 ‘관시(關係)’를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의 사회학자들은 중국의 관시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중국 발음으로 ‘guanxi’라고 표현하곤 한다. 다른 문화 중에는 있지 않은 중국 특유의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 특유의 인간관계인 관시를 우리는 대부분 한 면만 보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때론 부정적인 면 혹은 재미있는 얘깃거리로만 삼는 경향이 있다. “중국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말이 있다. 액면으로는 “이방인이 살아가기가 정말 힘든 곳”이라고 들린다. 나는 여기에 숨어 있는 의미를 넣어 해석해보고 싶다. “아무리 명분(또는 논리)이 있어도 관시가 없으면 되는 일도 없고, 명분(또는 논리)과 관시가 있으면 안 되는 일도 된다.”

상대방 설득에 필수불가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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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학자인 이중톈 샤먼대 교수는 “중국인은 일단 곤란에 닥치면, 우선 ‘國家(국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自家(자기 사람)’를 찾는다”고 한다. 즉 중국인들은 무슨 일이 닥칠 때 논리나 공적인 원칙보다는 자기들끼리의 단체(圈子)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말하기를 중국인은 인정만을 중시하고, 원칙을 중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 정확하지 않다. 정확히 표현하면, 인정이 바로 원칙”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부패를 연상하는 명분 또는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성사시키는 관시는 나쁜 것이다. 이렇게 사용되는 관시는 중국인들도 당연히 부도덕하게 생각한다. 관시는 당연한 권리의 보호를 위해, 정당한 논리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설득’을 이끌어내는 데 때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호신용 무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것은 사용자의 법적 윤리적 기준의 문제이지, (자주 오용되고 악용된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관시가 없었다면 부당한 처우를 받을 뻔한 사례가 있었다. 당연히 면세를 받아야 할 설비에 대해 과세가 될 뻔한 적이 있었다. 해당 지방정부에서 상황을 잘 이해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상급 부서에 신청했더니 기각됐다. 관시를 동원해 결국 면세를 받았다. 또 한 번은 ‘일률적으로 과세 대상’이라는 규정 때문에 천문학적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워낙 꼼수를 가지고 탈세하려는 이들이 많아서 발표된 임시규정이었는데, 관시를 통해 해당 정부의 규정을 수정 보완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 어느 누구도 사리를 취한 적도 없었다. 기업은 억울한 일을 피할 수 있었고, 정부는 불완전한 임시 규정을 보완할 수 있었다.

국내의 모 대기업이 중국에 거금의 투자를 하려 했는데, 서류상의 회사명이 일치하지 않아서 중국으로 들어온 자금이 회사 장부로 입금되지 않았다. 모든 일은 이미 당연히 합법적으로 다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와 행정의 사소한 불통이 있었던 듯하다. 다만 며칠이라도 기한을 넘기면 회사는 정말 곤욕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으나, 해결의 기미는 안 보였다. 역시 관시를 통해 회사 설립 자체가 흔들릴 뻔한 위기를 넘겼다.

중국인과 관계에서 내 식대로는 곤란

위의 사례를 보면, 어느 누구도 관시라는 함정을 파놓고 이익을 취하려고 하지 않았다. 관시가 무턱대고 나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논리 충분한 ‘설명’을 유효한 ‘설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어떨까 싶다.

‘인정사회(人情社會)’는 원래 우리 사회의 특징이기도 했다. 중국 문화 속에서 중국인들이 좇고 있는 규범, 윤리와 합리에 대한 기준과 해석이 우리나라가 따르고 있는 서양의 글로벌과 다를 수 있다. 체면 관리와 의리 및 인정을 고려하는 중국인들과의 인간관계를, ‘한 번쯤은’ 중국인의 시각에서 편견 없이 바라봐야만 한다. 중국 관시에 얽힌 여러 얘깃거리가, 만약 우리와 그저 그만큼만의 관계가 있는 나라의 상황이라면 단지 말거리로만 삼아도 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현재의 일상에조차 ‘중국’은 너무 깊게 들어와 있다. 중국과의 깊은 어울림은 엄연한 현실이다. 대충 내 식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선을 언제 넘었는지조차 모르게 이미 오래전이 돼버렸다. 반드시 제대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는 관시의 특징을 소개한다.

류재윤 < 한국콜마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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