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특수'에도 일찍 문닫은 스타벅스…왜?
촛불시위 여파가 유통업체들을 뒤흔들고 있다. 각종 불매운동에 시달리는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부 업체에선 불매운동 자체가 타당한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되는 회사는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광화문점(사진)은 지난 26일 평소보다 세 시간 빨리 닫았다. 폐점 시간은 7시55분이었다. 네티즌은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폐점이 촛불집회에 대한 반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불매운동이 일고 있는 자라, 천호식품 등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오너 또는 최고경영자가 공개적으로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발언을 했고, 소비자가 불매운동으로 맞섰다. 두 회사 모두 자유로운 발언을 했고, 소비자는 그에 대한 판단으로 불매운동을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문을 일찍 닫은 이유가 고객의 안전 때문이라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다.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은 촛불시위 때 가장 복잡한 장소다. 수십m 움직이는 데 30분 이상 걸릴 정도다. 26일 집회 때는 주최 측이 오후 8시 일제히 촛불을 끄고, 다시 켜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스타벅스 매장으로 몰려들었다. 스타벅스는 이들이 창문에 기대 사진을 찍다 사고가 날 것을 우려해 7시30분부터 8시 전에 영업을 마친다는 것을 안내하고, 손님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모든 매장에서 고객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현장을 관리하는 점장이 운영 시간을 판단하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이런 방침이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고객 안전을 위해 조기 폐점하는 것과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평화적으로 집회가 이뤄졌지만 스타벅스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를 비교해보면 비난받을 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