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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호주의 뇌우천식

입력 2016-11-28 17:32:13 | 수정 2016-11-28 23:58:04 | 지면정보 2016-11-29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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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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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6월24일 영국 런던의 병원 응급실마다 천식, 호흡 곤란 환자들이 쇄도했다. 이런 환자가 평소 60명 수준인데 이날은 10배가 넘는 640명으로 급증했다. 조사 결과 그날 쏟아진 뇌우(雷雨)가 천식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보고된 가장 큰 ‘뇌우천식(thunderstorm asthma)’ 발생 사례다.

호주의 제2도시 멜버른에서 런던보다 훨씬 심각한 뇌우천식이 지난주 발생해 초미의 관심을 모은다. 하루 새 8500여명이 천식, 고열, 호흡곤란 등으로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 중 6명은 사망했고 3명은 위독해 사망자가 더 늘 수도 있다고 한다. 이곳 한인동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응급실이 꽉차고 앰뷸런스, 약품까지 동났으니 건강을 각별히 유의하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뇌우천식이 뭐기에 이 난리일까.

뇌우란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바람을 가리킨다. 태풍과 달리 국지성 기상이변이다. 갑작스레 비구름이 만들어질 때 지상의 꽃가루가 빨려올라가 터지면 꽃가루 하나가 500~700개의 미립자로 퍼져 비바람을 타고 지면에 내려오게 된다. 멜버른대 연구팀이 대기 중 미립자 농도를 측정한 결과 건조한 날씨에는 대기 1㎥당 평균 910개이던 것이 비온 직후에는 5만4000개로 60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미립자 크기는 0.6~2.5㎛(마이크로미터, 1㎛=0.0001㎝)에 불과하다. 워낙 작아 숨을 쉴 때 폐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

과거 사례를 보면 뇌우천식 환자의 95%는 화분증(花粉症, hay fever) 병력이 있고, 96%는 꽃가루(특히 호밀) 알레르기가 있었다고 한다. 한데 이번 멜버른에선 천식을 앓은 적이 전혀 없는 환자도 상당수였다. 또 천식 환자라도 창문을 닫고 지낸 경우엔 별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30여년간 뇌우천식은 런던, 멜버른 외에도 버밍햄, 애틀랜타, 나폴리, 아흐바즈(이란) 등지에서도 보고됐다. 특히 멜버른은 1987년 이래 다섯 차례나 빈발한 지역이다. 이들 도시는 지형적 공통점이 없다. 그렇다고 대기오염이 특별히 심각한 것도 아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뇌우가 치면 천식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환경이 천식에 좋을 게 전혀 없다. 우리나라는 봄철 꽃가루도 조심해야겠지만 수시로 출몰하는 황사 미세먼지가 더 문제다. 뇌우천식은 일종의 계절성 질환이다. 하지만 뇌우가 친다고 항상 뇌우천식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 뇌우가 천식 확산의 필요조건이긴 해도 충분조건은 아닌 셈이다. 아직도 과학이 풀지 못하는 것이 많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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