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팀 LG트윈스 투수 정모 씨(26)가 여성 대리기사 이모 씨(58)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씨가 “정씨가 바지를 내려 신체 특정부분을 노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씨는 “무고죄 고소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현직 프로야구 선수 정모 씨를 성추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정씨는 28일 오전 0시쯤 서울 강남에서 대리기사 이씨를 불러 동작구에 있는 자신의 집 앞에 도착한 후 차 안에서 이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받았다. 동작서 관계자는 “정씨가 술을 마신 뒤 여성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가다가 집 앞에 차가 정차했을 때 차 안에서 대리기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씨가 조수석에서 고의로 바지를 내려 신체 특정부분을 노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정씨 측 변호사는 “선수는 차를 타자마자 취한 채로 잠들었다”며 “정씨가 큰 청바지를 입고 있어 바지가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내려간다 하더라도 허리가 보이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부끄러울 것이 없기 때문에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에 제출했다”며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음해 주장을 하면 무고죄로 피해자를 고소하는 것을 비롯해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구체적인 인터뷰는 거부했다. 다만 이씨 아들이 범행 현장을 목격했다며 증인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에이전트는 “피해자의 아들이 차 밖에서 성추행 현장을 목격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씨 집 앞에 피해자의 아들이 있었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제출한 블랙박스를 조사 중”이라며 “정씨와 피해자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2008년 LG트윈스에서 프로 데뷔했다. 고등학교 시절 최우수 선수로 꼽히며 2007년 청소년 국가대표로 야구월드컵에 참가하기도 했다. 유망주로 꼽혔던 그는 지난해 음주 사고에 연루되기도 했다. 작년 6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를 낸 후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씨에게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24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었다.

황정환/성수영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