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내년 글로벌·디지털 역량 집중
농협금융지주(회장 김용환·사진)가 글로벌 금융과 디지털 뱅킹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대규모 조직 개편을 하기로 했다. 은행과 비은행의 협업도 대폭 강화해 내년부터 신한 KB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경영 계획과 조직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우선 내년에는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선보인 모바일 전용뱅킹 서비스 ‘올원뱅크’와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한 디지털 채널 활용 전략도 체계화하기로 했다. 기업투자금융(CIB)과 개인자산관리 부문도 강화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이를 위해 글로벌전략부와 디지털금융단을 신설하면서 기존 3본부와 1부문 체제를 3부문으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스마트뱅킹부를 디지털뱅킹 본부로 격상하고 글로벌사업 본부를 신설하는 등 12본부 조직을 8부문, 6본부 체제로 개편한다.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해 지주의 글로벌전략 담당 임원이 은행의 글로벌사업 본부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의 손익 비중을 50 대 50으로 재정립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투자금융사업 강화를 위해 기업고객본부에 현재 자금부 산하 투자금융부를 합쳐 기업투자금융부문으로 개편한다. 농협은행은 다른 계열사들과 올초 미국 뉴저지 가스발전소 사업에 선순위대출을 했고, 펀드를 통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을 인수하는 등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정부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움직임에 발맞춰 투자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개인자산관리 관련 본부조직과 점포를 정비한다. 농협손해보험은 법인영업 조직을 확대하고, 농촌 폭염피해 지원 등 농업인 실익 제고를 위한 정책보험 조직도 보강할 예정이다.

조직 개편에 따른 부행장급 이상 임원 인사는 다음달 초 이뤄질 예정이다. 조직 확대 개편으로 본부가 신설되는 은행에서는 실적이 뛰어난 부서장들이 본부장으로 발탁될 전망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의 위기를 교훈 삼아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2017년이 새로운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