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부를 재편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부를 TV사업부에 통합하고, AD(어드밴스드 디스플레이)사업부는 IT사업부에 합해 현행 5개 사업부를 3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27일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 사업부를 대폭 간소화하는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계획은 이번주로 예상되는 LG그룹 사장 및 임원진 인사가 끝난 직후 발표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의 사업부 재편은 2014년 말 OLED사업부가 신설된 이후 2년 만이다.

OLED사업부는 TV사업에서 날로 비중이 커지는 추세를 반영해 TV사업에 통합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부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생산을 줄일 계획이다. OLED 패널이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TV 패널의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인 만큼 두 영역을 따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이르면 내년으로 예상되는 OLED 패널 사업의 흑자전환 시점을 가능한 한 앞당기려는 목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사업부는 LG디스플레이 내에서 인력과 투자 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패널을 제작하는 AD사업부는 매출 감소가 사업부 흡수의 이유다. 애플이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중소형 OLED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관련 매출은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아이패드 등 태블릿PC 판매 부진이 겹치며 관련 패널을 생산하는 일부 라인은 가동률이 3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중소형 OLED에서 LG디스플레이가 경쟁사에 2년 정도 뒤떨어졌다는 내부 보고서도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가 축소되면서 임원 등 주요 보직자의 숫자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2~3년이 LG디스플레이의 미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라는 공감대가 경영진 사이에 퍼져 있다”며 “이번 사업부 재편은 분발하기 위한 채찍질의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