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저조한 그랜저 신형을 더 이상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0년 그랜저XG를 수출한 지 16년 만에 그랜저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6세대 그랜저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후속 모델을 수출하지 않으면 미국 딜러들이 보유한 그랜저HG(수출명 아제라) 재고를 소진한 뒤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그랜저 미국 수출 중단을 고민하는 이유는 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랜저는 올해 1~10월 미국에서 4134대가 팔렸는데 이는 월 400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바로 위아래 차급인 제네시스 G80과 쏘나타는 같은 기간 각각 2만1635대, 17만243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내년 하반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시할 예정이라 앞으로 그랜저의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뿐 아니라 도요타의 아발론 등 준대형 차급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저조하다”며 “수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