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에 몰리는 서민들, 저축은행 가계대출 비중 급증
저축은행 대출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경기 불황으로 생활비 충당 등을 위해 저소득층이 제2금융권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저축은행 대출은 지난 3분기 말 현재 41조195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35조5838억원)보다 15.8%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3분기 말 17조1919억원으로, 올 들어 9개월 새 3조3982억원(25.6%) 급증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23조4653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1012억원(9.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저축은행 대출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0년 2분기만 해도 11.0%였던 가계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 3분기 41.7%까지 높아졌다.

전통적으로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은 가계보다 지역의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기업은 상대적으로 돈을 쓰지 않는 반면 가계는 생활비를 충당하는 대출 수요 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2금융권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들은 주로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라는 점에서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이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1분기 기준 비은행권 대출자 중 연 소득 30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비중은 33.6%에 달했다. 지난 2분기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300만원 이하)의 연체비율은 12.4%로 지난해 말(11.6%)과 비교해 0.8%포인트 올라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