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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대 크기와 매출은 비례?…쇼핑통념 깨진다

입력 2016-11-27 19:56:31 | 수정 2016-11-28 03:23:53 | 지면정보 2016-11-28 A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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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쇼핑 과학

고객 머물 공간 늘리니 매출↑
"이제 매출은 체류시간에 비례"

이마트, 이유식카페 도입하고
롯데백화점 1층엔 커피전문점
마리스베이비써클을 찾은 소비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마리스베이비써클을 찾은 소비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지난 9월 스타필드하남에 들어선 이마트의 육아용품 전문점 마리스베이비써클(베이비써클). 개점 후 한 달간 매출이 6억7000만원이었다. 당초 목표의 1.5배를 넘었다. 영업면적 3.3㎡당 월 매출은 250만원으로, 유아용품이 잘나가는 이마트 킨텍스점(90만원)이나 가양점(60만원)의 3~4배나 됐다.

◆편의점엔 파우더룸도

이마트는 베이비써클의 대박 비결로 이유식 카페를 꼽는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거나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더니 소비자들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상품 진열 공간은 줄었지만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매대 크기와 매출이 비례한다는 기존 쇼핑 원칙이 깨지고 있다. 상품을 많이 풀어놓을수록 장사가 잘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소비자를 많이 모아 오래 머물게 하는 게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새로운 쇼핑 과학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도 이런 방식으로 재미를 봤다. 작년 4월 1층에 있는 핸드백 매장 안에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입점시켰다. 화장품과 명품 매장만 들어가는 백화점 1층에 커피전문점을 입점시키는 것에 반대가 많았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전에 비해 백화점 1층을 찾는 소비자가 15% 늘었다. 특히 씀씀이가 큰 40대 이상 여성 소비자의 재방문율이 높아졌다. 1층뿐 아니라 모피 같은 고가 상품이 많은 3층 매장 매출이 9%가량 증가했다.

매장 면적과 매출의 연관성이 백화점보다 큰 편인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CU는 2014년 10월 다른 편의점 브랜드였던 서울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을 인수한 뒤 매대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대신 그 자리에 여대생들이 화장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파우더룸’과 ‘피팅룸’을 마련했다. 학과나 동아리별로 소모임을 할 수 있도록 스터디존도 설치했다. 이전보다 진열 공간은 40% 정도로 줄었지만 매출은 되레 45% 증가했다. 강원 원주시에 있는 CU의 한 점포는 주변에 기업이 많은 점에 착안해 편의점 내 세미나실을 마련했더니 매출이 45% 이상 늘었다.

◆‘1베이비, 8포켓’ 겨냥한 매장 설계

미국의 소비심리 분석가 파코 언더힐은 2011년에 《쇼핑의 과학》이라는 책에서 이런 현상을 예상했다. 그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쓰는 돈은 매장에 머무는 시간과 정확히 비례한다”며 “상품 진열 공간과 구색에만 신경쓰던 과거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이런 쇼핑 과학을 기초로 유아 매장 주변에 긴 의자 같은 휴게 공간을 늘리고 있다. 손주에게 적지 않은 돈을 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런 곳을 선호한다. 최근엔 아이 부모뿐 아니라 양가 조부모, 삼촌(외삼촌)과 이모(고모) 등 최소한 8명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온다는 이른바 ‘1베이비, 8포켓’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마트의 유아용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0.7%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매출 증가율(5.5%)의 네 배다. 60대의 1인당 구매액이 가장 높았다.

노은정 이마트 유아용품 매니저는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아이에 대한 주변의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휴식 공간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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