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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혁명의 별' 피델 카스트로, 634차례 암살 위기에도 49년 통치

입력 2016-11-27 20:26:25 | 수정 2016-11-27 20:26:25 | 지면정보 2016-11-28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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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나이로 타계

"용맹하고 타협 모르던 고집쟁이"
1959년 쿠바혁명으로 정권 장악

"위대한 혁명가" vs "야만적 독재자"
엇갈린 평가 속 각국서 애도

형 그림자 벗어난 '온건파' 라울
정치·경제개혁 속도낼 듯
쿠바 공산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최고지도자)이 지난 25일 향년 90세로 타계했다. 그는 체 게바라와 함께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정권에 대항해 맞서 싸웠고, 1959년 혁명에 성공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아바나대 학생들이 26일 카스트로 초상화 앞에 촛불을 켜놓고 추모하고 있다. 아바나AFP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쿠바 공산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최고지도자)이 지난 25일 향년 90세로 타계했다. 그는 체 게바라와 함께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정권에 대항해 맞서 싸웠고, 1959년 혁명에 성공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아바나대 학생들이 26일 카스트로 초상화 앞에 촛불을 켜놓고 추모하고 있다. 아바나AFP연합뉴스


1959년 쿠바 혁명의 주역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최고지도자)이 지난 25일 90세의 나이로 영면(永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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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위 형에게서 2008년 정권을 물려받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이날 밤 12시 직후 국영TV를 통해 “오후 10시29분에 피델 카스트로가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그는 고인의 뜻에 따라 유골은 26일 화장될 것이라며 “항상 승리를 향해”라는 혁명 슬로건으로 말을 마쳤다. 카스트로는 8년 전 건강 악화로 동생에게 정권을 넘기기 전까지 634차례 암살 위기 속에서도 49년간 쿠바를 통치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군주를 제외하고는 20세기 지도자 중 최장 기록이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애도를 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카스트로는 쿠바 사회주의 사업의 창건자였으며 쿠바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칭송했다. 지난해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역사가 그를 판단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자국민을 거의 60년간 억압한 야만적인 독재자의 사망”이라며 비판했다.

◆쿠바 혁명 목표로 거침없이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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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카스트로는 191㎝의 큰 키만큼이나 무모하리만치 용맹했고 대담했고 타협을 모르는 고집쟁이였다”고 평가했다. 어릴 땐 자신의 패기를 보여주려 오토바이를 타고 벽으로 돌진했고, 대학생 땐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정도로 운동 신경이 좋았다.

대학에 들어간 뒤 식민 통치에 가까운 미국의 내정 간섭과 친미 쿠바 정부의 부패와 압제에 눈을 뜬 그는 민중 혁명을 일으키기로 결심하고 거침없이 행동에 나섰다. 1947년 독재 치하에 고통받던 이웃 도미니카공화국 해방혁명군에 참여했고, 1948년엔 여행을 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좌익 지도자 암살에 항의하는 폭동이 일어나자 망설이지 않고 가담했다. 1952년 군부 쿠데타로 독재 정권이 들어서자 이듬해 140여명을 이끌고 1000여명의 정부군이 있는 몬카다병영을 습격했다. 체포된 뒤 법정에 선 카스트로는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는 말을 남겼다. 1954년 특별사면을 받아 출소한 뒤에도 그는 계속 게릴라전을 펼치며 민중의 지지를 쌓아 갔고 1959년 혁명을 성공시켜 정권을 잡았다.

◆변화 열망하는 쿠바인들

AP통신은 “수도 아바나에서는 추모 분위기 속에 음악이 끊기고 결혼식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한 시민은 “피델은 우리 세대 모두의 아버지였다”고 비통해했다. 쿠바 정부는 9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하지만 쿠바인들이 슬픔에만 잠겨 있는 것은 아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스트로가 죽었다고 쿠바가 당장 바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과거와 단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젊은 층에서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WP와 인터뷰한 쿠바 대학생은 “여기 사람들은 모두 지쳐 있다”며 “카스트로가 쿠바를 망쳐놓았다”고 말했다. 카스트로가 사유 재산을 국유화하는 공산 혁명을 추진하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졌고 1991년 옛 소련 해체로 원조가 끊긴 뒤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궁핍해졌기 때문이다. 반대파를 숙청하고 언론 자유를 억압한 것도 카스트로에 대한 불만을 높인 요인이 됐다.

카스트로 타계로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생겨나고 있다. AFP통신은 “라울이 카리스마 있는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게 돼 이전보다 자유롭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델이 동생에게 권력을 물려 준 뒤에도 중요한 결정에는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온건 성향의 라울과 달리 피델은 중국과 베트남식의 ‘시장 사회주의’를 싫어해 각종 개혁에 제동을 걸어 왔다”고 전했다.

넘어야 할 장애물은 아직 많다. 라울은 201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권좌를 놓고 신·구 세력, 강경·진보 세력 간 충돌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자의 대(對)쿠바 정책도 관건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쿠바 정권이 정치·종교적 자유, 정치범 석방 등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양국의 국교 정상화를 뒤집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강경 노선을 고집하면 쿠바 내 강경파가 힘을 얻어 개혁이 늦춰질 수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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