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할 기초체력 확충을 위해 분할, 합병 등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실·비주력 사업을 잇달아 수술대에 올리는가 하면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를 전환해 경영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분할, 합병을 결정한 기업(스팩 등 제외)은 현대중공업 포스코대우 오리온 크라운제과 매일유업 등 41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26곳)보다 60%가량 늘었다.

한솔제지는 이날 한솔아트원제지를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특수지인 감열지 사업을 육성하고 감열지 설비 최적지인 한솔아트원제지의 신탄진 공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솔제지는 설명했다.

분할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 15일 인적 분할을 발표한 현대중공업이다. 이 회사는 ‘각자도생(各自圖生)’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조선·해양·엔진 부문을 제외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전기전자 등의 사업부를 떼어내기로 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올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했지만 내년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앞길이 캄캄하다는 기업이 많다”며 “이럴 때 기업체질을 바꿔놓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박함이 대규모 구조 재편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