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맨 왼쪽)이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석유화학회사 사빅 본사에서 유세프 알벤얀 부회장(가운데) 등과 면담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 회장(맨 왼쪽)이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석유화학회사 사빅 본사에서 유세프 알벤얀 부회장(가운데) 등과 면담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동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기업 사빅 등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중동 인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UAE 아부다비에서 국부펀드 무바달라개발회사(MDP)의 알 무바라크 최고경영자(CEO)와 석유기업 무바달라석유(MP)의 무사베 알 카비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지속적인 저유가 기조는 에너지·화학 산업의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원을 매개로 한 단순한 자원협력을 넘어 기술·자본·마케팅 등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UAE 국부펀드는 에너지 외에도 소비재, 정보통신기술(ICT), 헬스케어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ICT 및 에너지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SK와 협력할 분야가 많다.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 자원개발은 SK, MDP, MP가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 부문으로 꼽힌다. 이날 만남에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22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SK 합작사인 사빅 본사를 방문해 유세프 알벤얀 부회장과 합작사업인 넥슬렌의 글로벌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SK는 작년 10월 사빅과 합작투자해 세운 넥슬렌 1공장을 가동했다. 넥슬렌은 SK가 독자 개발한 고부가 에틸렌이다. 미국 다우케미컬, 엑슨모빌 등 소수 회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K는 고부가 에틸렌 시장을 뚫기 위해 글로벌 영업망과 자원을 가진 사빅과 손을 잡았다. 사우디에 넥슬렌 2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와 중국 등 제3국 에너지 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