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에 드릴십(시추선)을 제때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드릴십 2척도 인도를 연기했다. 대우조선은 다만 인도대금 중 일부를 미리 받기로 해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추업체 앳우드오셔닉은 대우조선에 드릴십 2척의 인도 연기를 요청했으며 대우조선은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앳우드는 2012년 9월과 2013년 6월 대우조선에 드릴십 2척을 발주하고 12억달러(각각 6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원래 작년과 올해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앳우드의 요청으로 인도 날짜가 2017년 9월과 2018년 6월로 각각 연기됐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앳우드에서 선박을 빌려 쓰기로 한 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앳우드가 인도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인도 연기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우조선이 예정대로 드릴십 2척을 인도한다면 올해까지 받을 돈은 잔금 4700억원이었다. 하지만 인도 시기를 연기하면서 연내 1500억원을 먼저 받고, 나머지 3200억원을 나중에 받기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올해 앳우드에서 받게 될 1500억원을 유동성 부족 해소에 우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연말까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 1조600억원가량의 소난골 드릴십 인도대금을 못 받게 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대우조선은 연내 덴마크 머스크에서 받기로 한 시추설비(잭업리그) 인도대금 4000억원과 산업은행의 지원여력(7000억원)을 통해 유동성 부족을 메울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