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29초영화제 시상식이 23일 세종시청에서 열렸다.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한 김재근 세종특별자치시 대변인(뒷줄 왼쪽 세 번째), 인병택 세종시문화재단 대표,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장, 이춘희 세종시장, 홍영섭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세종시 29초영화제 시상식이 23일 세종시청에서 열렸다.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한 김재근 세종특별자치시 대변인(뒷줄 왼쪽 세 번째), 인병택 세종시문화재단 대표,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장, 이춘희 세종시장, 홍영섭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사람들은 어떨 때 행복할까.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한 여고생이 신나는 표정으로 달리며 말한다. “즐길 수 있어서.” 갈대밭에서 데이트를 하는 연인은 “사랑할 수 있어서”,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중년 남성은 “열정이 있어서”, 시장에서 도넛을 사는 외국인은 “따뜻한 정이 있어서”라고 말한다. 공원에서 캠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친구와 함께라서”, 놀이터에서 시소를 타는 아이는 “가족과 함께라서” 행복하다. 함께하는 이도, 서 있는 장소도 각기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행복도시’ 세종시에 살고 있다는 것. 이들의 얼굴이 함께 등장하며 “우리는 세종시에서 행복합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세종시 29초영화제 시상식] 세베리아? 지금은 행복도시^^…"OO 할 수 있어 좋은 세종시"
23일 세종시 보람동 세종시청에서 열린 세종시 29초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강기훈 감독 외 4인의 ‘나는 세종시에서’다. 세종시에 사는 시민들이 어떤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를 뛰어난 영상미와 함께 그려낸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종특별자치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행복’. 가정과 직장에서의 행복, 연인과의 행복 등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작품 450편이 출품됐다. 세종 시민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담은 작품도 많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우수작 14편에 총상금 1500만원이 주어졌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시상식에서 “출품작을 보면서 이런 것도 ‘행복’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29초영화제 시상식] 세베리아? 지금은 행복도시^^…"OO 할 수 있어 좋은 세종시"
청소년부 대상은 문민준 감독의 ‘이상하게 행복한 3가지 순간들’이 차지했다. 영상에는 교실의 일상 중 사소하지만 행복한 세 가지 순간이 등장한다. ‘#초콜릿이 깔끔하게 잘렸을 때 #노트가 깔끔하게 뜯어졌을 때 #휴대폰을 떨어뜨렸는데 멀쩡할 때’다. 이런 소소한 일이 행복인 이유는 따로 있다. ‘#깔끔하게 잘린 초콜릿을 친구와 나눠 먹을 때 #깔끔하게 뜯은 노트로 친구를 도와줄 때 #남이 떨어뜨린 물건을 발견하고 주워줄 때’다. 서로 나누며 행복해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함께 “진정한 행복이란 나누는 행복이 아닐까요?”라는 자막이 깔린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해시태그(#)’로 재치있게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윤동규 감독의 ‘그러게요’가 차지했다. 여자 주인공은 영화감독이자 배우·촬영감독이다. 배우인 남자 주인공은 카메라 앞에서 설레는 표정으로 서 있다. 여자는 “대사 틀리지 말고, 한 번에 찍자”는 말과 함께 화면 안으로 들어오며 외친다. “레디~액션!” “창호씨, 이대로 못 보내요”라며 매달리는 여자를 남자는 사랑스럽다는 듯 꼭 껴안는다. “왜 안고만 있어? 밀쳐내야지!”라고 말하는 여자에게 남자는 말한다. “그러게요.” 남자의 마음을 알아챈 여자가 설레는 표정으로 웃는다. 두 남녀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채는 순간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표현해낸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남궁솔 감독의 ‘만원의 행복, 세종’에 돌아갔다. 교실에 앉아 있는 한 여고생이 말한다. “아, 지루하다.” 한 친구가 그에게 1만원짜리 지폐를 내밀며 말한다. “세종대왕님 하나로 지루함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그건 바로…”라는 말과 함께 교실은 어느새 세종시로 바뀐다. 두 여고생은 갈대숲을 뛰어다니고, 호수공원을 산책한다. 도서관에 들러 추억을 만들고, 기념 ‘셀카’도 찍는다. 노을 지는 호수를 바라보는 뒷모습과 함께 “만원의 행복, 행복도시 세종”이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세종대왕이 그려져 있는 만원 지폐와 세종시를 연결해 세종시에서는 단돈 1만원만 있어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반부 우수상은 김동규 김주희 감독의 ‘행복해보이는 것과 행복하다는 것’, 청소년부 우수상은 이혜진 감독의 ‘?요일’이 차지했다. ‘행복해보이는 것~’은 일거수일투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생중계하던 연인이 자신들은 진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모습을 그렸다. ‘?요일’에선 늦잠을 잔 여고생이 지각을 걱정하며 집을 뛰쳐나가다가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수상작과 출품작은 세종시 홍보 영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장선영 한국경제TV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선 수상자와 가족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여성 래퍼 ‘나다(NADA)’가 축하 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추첨을 통해 드론(무인항공기), 액션캠, 영화관람권 등 푸짐한 경품을 받았다.

세종=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