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을 둘러싼 소문과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뗐다.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아무리 버릇이 없다고 해도 대통령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광복절 행사에서 김연아가 박 대통령의 손을 뿌리쳤고, 그로 인해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이다.

최근 김연아는 박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사태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스포츠영웅 선정 과정에서도 인터넷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지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는 선정위원회 규정때문에 탈락한 점, 체육회의 체육대상도 받지 못한 점들이 근거로 제시됐다.

김연아는 광복절 행사 당시를 떠올리며 "제가 서 있던 위치가 원래 제 자리가 아니었고 분위기가 워낙 우왕좌왕했다"며 "영상만 본다면 오해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렇게 뿌리친 기억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김종 문체부 전 차관이 박태환과 대화하며 '김연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제가 직접 그런 것을 느낀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연아는 이어 "지금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보도가 나오기 전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며 "이야기들이 자꾸만 커지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고 최씨의 측근 차은택 씨가 만들어서 화제가 된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선 "그런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에이전시 회사에서 일정을 정한 것이라 저는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연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 구동회 대표는 "최근 소문으로 '정부에 찍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딱히 불이익을 받은 느낌은 없지만 '왜 찍혔을까'에 대해 생각은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행사나 정치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에 토론회에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을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구 대표는 급히 말문을 닫았다. 그러면서도 "국가대표 선수가 정부 행사와 같은 곳에 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에게 맞지 않는 행사나 이미 선약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거절할 권리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각종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고 거기에 대해서는 김연아 선수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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