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섭 대표(왼쪽)가 22일 고려대를 찾아 염재호 총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고려대 제공
권오섭 대표(왼쪽)가 22일 고려대를 찾아 염재호 총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고려대 제공
[ 김봉구 기자 ]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메디힐’을 운영하는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대표(사진)가 고려대에 120억원을 쾌척했다. 고려대는 권 대표가 지난 22일 학교를 방문해 발전기금 기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권 대표가 거액을 기부한 데는 배경이 있었다. 이 대학 지질학과(현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한 권 대표는 “지질학으로 석사학위까지 받고서 이후 화장품 사업으로 전향한 것에 대한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게 화장품 사업은 일종의 가업이었다. 유년기 권 대표의 어머니는 왕생화학이라는 화장품 제조업체를 운영했었다. 지질학 석사학위 취득 후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동력자원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도 했던 그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데는 ‘대를 이어 업계에서 성공하겠다’는 숨은 각오가 있었다.

그는 2차례 실패 끝에 지난 2009년 엘앤피코스메틱을 창업했다. 올해 상반기 마스크팩 누적 판매량 7억장을 돌파하면서 회사를 예상 매출액 4000억원대 기업으로 키웠다.

이달 11일 열린 고려대의 개교 111주년 ‘고대사랑 감사의 밤’ 행사에 참석한 권 대표는 이과대학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할 뜻을 밝혔다. 그의 뜻대로 기부금 120억원은 고려대 이과대 건축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권 대표는 “졸업한 학과가 지구과학 분야 세계 70위권에 드는 성과를 내고 있다. 우수한 후배들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서 “개교 111주년 행사가 마침 계기가 되어 기부를 결심한 것이다. 앞으로도 산학협력을 통해 모교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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