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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변호인의 반발에도 이유있다

입력 2016-11-22 17:34:02 | 수정 2016-11-23 00:27:10 | 지면정보 2016-11-23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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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등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칭하며 그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 변호인의 결사적인 반박을 보면 양측의 입장 차이는 사실관계에서부터 너무도 커 혼란스럽다. 정치권은 검찰 수사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미 탄핵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야권은 퇴진운동도 병행키로 해 국정공백의 장기화도 불가피하다. 더구나 검찰 수사 외에 특검과 국정조사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국민의 불안감도 확산일로다.

진실은 무엇인가. 검찰과 변호인은 범죄 여부에서부터 전혀 다른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최종적 판단은 사법부의 책무라고 하겠지만 사실 판단에서부터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다면 앞으로의 사법절차까지 정치판처럼 혼탁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지금 상황에서 확정적으로 언급할 일은 아니지만 검찰은 직권남용을 넘어 뇌물죄를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가담한 범죄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통령 변호인 측의 주장에도 경청할 대목이 없지 않다.

기본적으로 검찰은 미르재단 설립 자체가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이 대통령과 함께 공모해 추진한 범죄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변호인은 미르재단 설립이 범죄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적극 밝히고 있다. 만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서 범죄성이 배제된다면 사건의 개요는 완전히 다른 줄거리가 되고 만다. 변호인 측은 미르재단 설립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한류전파·문화융성이라는 정책목표에 따른 것이었으며, 보도자료를 낼 정도로 공개적으로 추진됐다고 한다. 모금한 자금도 대부분 그대로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검찰과 변호인의 이런 대립은 각론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미르재단 운영 과정에서 이권을 시도한 최순실 등의 범죄행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르재단 자체는 정상적인 업무라는 것이 변호인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변호인의 반발이 아니더라도 검찰 발표에 제기되는 의문은 여러가지다. 검찰은 미르재단 설립이 강압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이들 사안이 대부분 증거에 의해 보충된다고 강조했지만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통상의 면담자료를 강압의 증거로 본 것인지, 기업 측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정청탁의 증거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아끼고 있다.

더구나 기업들도 피해자라고 하면서 뇌물은 아니라고 말하는 등 명확하지 않은 설명을 내놓고 있다. 검찰은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1주일 만에 출연 분담금이 할당됐고, 모금액이 증액됐으며, 처분이 제한된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의 비율도 변경되는 등 마치 불법적으로 재단이 급조되고 최순실이 임의로 재산을 처분할 수 있었던 것처럼 발표했다. 이는 재단법인에 대한 법적 상식과 크게 달라 역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통령은 개인임과 동시에 국가기관이다. 대중의 분노에 편승하거나 정치적 시류에 따라 범죄를 다룬다면 이는 매우 곤란한 ‘정부의 오류’로 귀착되고 만다. 대통령이기 때문에 느슨한 수사도 어불성설이지만 대중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해서 수사의 논리성이 일획이라도 훼절된다면 이 역시 잘못이다. 기소독점권을 갖기 때문에 검찰의 오류는 교정할 기관이 없다. 최근의 중간 발표만 보자면, 검찰이 대통령의 유죄를 증명하려는 자료에 치중했을 뿐 무죄와 여론재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을 닫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작은 오류라도 확인된다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아닌 것은 어떤 1인에 대해서도, 압도하는 군중에 대해서도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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