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글로벌 TV 시장에서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 업체들은 LCD(액정표시장치) TV에 이어 첨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까지 한국을 쫓아올 기세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수량 기준)은 1위 한국 32.2%, 2위 중국 31.9%로 격차가 0.3%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점유율은 올 1분기 34.2%에서 2분기 35.4%로 높아졌으나 3분기엔 떨어졌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점유율 격차는 1분기 2.8%포인트에서 2분기 6.5%포인트로 벌어졌으나 3분기 급격히 좁혀졌다.

한국은 2012년 1위 일본을 제쳤으며 올해까지 4년째 1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엔 중국에 수량 기준 1위를 내줄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일본 TV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엔 수량 기준 1위를 중국에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은 “저가 경쟁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OLED TV, 퀀텀닷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도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스카이워스는 최근 중국 BOE가 만든 OLED 패널을 쓴 OLED TV를 공개했다. 중국 업체가 중국산 패널을 채용한 OLED TV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나온 OLED TV는 모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썼다. 2013년 중국 최초로 OLED TV를 선보인 스카이워스는 세계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에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참여가 늘면서 OLED TV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OLED에서도 중국과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