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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최순실 게이트'와 '일본회의'의 닮은 점 다른 점

입력 2016-11-21 19:10:32 | 수정 2016-11-21 22:50:46 | 지면정보 2016-11-22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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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개입·최면에 도취된 점 등은 닮았지만
자기 배 채우느냐, 나라 위하느냐에선 달라

국중호 <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경제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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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일본인들이 입방아를 찧을 때면 창피해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한낱 최순실한테 국정을 농락당한 꼴이니 통탄을 넘어 우스꽝스럽다. 한국은 이처럼 한 개인에 나라 전체가 휘둘릴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개인이 조직에 파묻혀 있는 나라다. 정권 저변에는 ‘일본회의’라는 우익들의 텃밭이 자리한다. ‘일본 지키기’라는 커다란 울타리를 치는 조직이 일본회의다. 최순실 게이트와 일본회의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종교, 최면, 토론이란 세 가지로 짚어보자.

우선 근저에 ‘종교’가 개입돼 있다는 점이 닮아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뿌리에는 영세교라는 불교, 기독교, 천도교를 섞어 만든 신종교가 있다. 일본회의도 거슬러 올라가면 ‘생장의 집(生長の家)’이라는 신종교와 마주친다. 천황절대를 강조하는 신도(神道) 계열 종교다.

일본회의 사무총장 가바시마 유조가 ‘생장의 집’ 신자 출신이다. 가바시마는 1966년 나가사키(長崎)대 자치회 선거에서 좌익학생을 누르며 등장한 우익계 민족파의 중심인물이며, 이 민족파(후에 보수파)가 일본회의의 시발점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일본회의는 이처럼 종교가 개입돼 있지만 작용하는 방향은 정반대다. 최순실은 국가권력을 이용해 자기 배를 채우려 한 반면 일본회의는 ‘아름다운 일본 재건과 자랑스런 나라 만들기’를 외친다.

다음은 ‘최면’에 가깝게 도취돼 있다는 점이 닮아 있다. 하지만 최면술은 서로 다르다. 한국은 ‘개인 최면’을 걸어 집단을 좌지우지하려 하고, 일본은 ‘집단 최면’으로 개인을 조직에 밀어넣으려 한다. 개인 최면이든 집단 최면이든 최면에 걸리면 이성이 마비되고 최면술사의 의도대로 움직인다. 나랏돈, 기업돈이 개인 주머니로 샜다는 건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최면에 걸려 의사결정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세금 착복, 공갈 협박은 엄연한 범죄다.

일본은 서서히 집단 최면에 걸려가는 인상이다. 일본회의 설립 취지에선 ‘내일의 조국 일본을 위해 함께 헌신하라’는 주문을 걸고 있다. 환영(幻影)이길 바라지만 최근 들어 일본인들이 단선적 사고로 내딛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토론’이 없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그렇지만 어떤 사안의 결정 형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최순실 게이트에서는 국가 중대 안건조차 비밀집단이 그 결정을 좌지우지했다. 참모들 간 ‘박치기 토론(brain storming)’을 통한 의견 수렴은 없었고, 국민의 간절한 호소는 무시됐다. 일본회의는 전국에 240여개 지부를 보유한 거대조직이며, ‘아름다운 일본 헌법을 만드는 국민의 모임’ ‘모두가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는 국민의 모임’ 등을 우호·제휴 단체로 두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는 무슨 무슨 모임이 굉장히 많다. 하나 조직 내 회의는 토론의 장이 아니고 이미 결정된 내용의 ‘정보 공유’가 대부분이다.

개인의 정치의식은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높다. 일본에는 한국처럼 4·19나 5·18묘지와 같은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희생한 성역이 없다. 일본인은 개인으로서 정부에 항의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일본회의를 봐도 개인이 어떤 집단에 속하고 이들 집단이 총체가 돼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회의는 전통문화 계승 기준에 입각한 국수(國粹)주의 단체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듯 한국은 개인의 한 방에 나라가 휘청거린다. 개인이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데 우리의 위험성이 있다.

국중호 <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경제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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