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중국 화웨이가 21일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기술개발 및 마케팅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모델들이 NB-IoT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LG유플러스와 중국 화웨이가 21일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기술개발 및 마케팅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모델들이 NB-IoT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LG유플러스가 국내외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을 위해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중국 화웨이와 손잡고 기술 개발 및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두 회사는 21일 서울 LG유플러스 상암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NB(협대역)-IoT’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오픈랩(open lab)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상암 사옥에 들어서는 오픈랩은 일종의 기술지원센터다. NB-IoT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이 자신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거나 관련 장비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칩셋·모듈 10만개 무상 배포

LGU+, 세계 1위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와 'IoT 동맹'
LG유플러스와 화웨이는 이달 말부터 오픈랩을 통해 NB-IoT 기술 적용에 필요한 칩셋과 모듈 10만개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두 회사 기술 분야 직원들이 오픈랩에 상주하며 기술 조언까지 해준다.

NB-IoT 관련 오픈랩이 국내에 설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지난 4월 영국 뉴버리에 NB-IoT 오픈랩을 처음 연 데 이어 세계에서 7곳(한국 포함)의 오픈랩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IoT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화웨이의 전략이다. 화웨이의 IoT 제품 기획을 맡고 있는 주청 사장은 “제조업과 통신기술이 발달한 한국은 IoT 기술, 서비스의 성공 여부와 가능성을 알아보기 좋은 시장”이라며 “한국 오픈랩에서 검증받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도 돕겠다”고 말했다.

◆내년 IoT 전용 전국망 구축

IoT는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은 물론 가방, 꽃병, 가스검침기 등 비(非)전자제품에도 동전 크기만한 통신 모듈을 달아 사물 간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IoT 시장은 아직 초기인 만큼 단일 기술표준이 없다.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기구인 3GPP가 주도하는 ‘NB-IoT’와 유럽 중심의 로라얼라이언스가 주도하는 ‘로라(LoRa)’ 등 2개의 기술 방식이 경쟁하는 구도다. 세계 주요 통신·제조사들이 많이 선택한 기술 방식이 앞으로 글로벌 IoT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NB-IoT 진영에는 중국 차이나모바일, 영국 보다폰, 일본 NTT도코모, 미국 AT&T가 속해 있다. 로라얼라이언스에는 프랑스 오렌지, 네덜란드 KPN, 스위스콤 등 유럽 통신사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 중에는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NB-IoT 방식을 채택했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로라 방식의 국내 전국망을 지난 6월 구축했다.

LG유플러스와 KT는 이달 초 사업 협력을 맺었다. 내년 1분기까지 NB-IoT 기술 상용화를 공동 추진하고, 내년 말까지 NB-IoT 전국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상민 LG유플러스 기술개발부문장은 “IoT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제조 개발사들과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칩셋부터 마케팅까지 NB-IoT 기술 개발을 전방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