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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이나 혁신 기업을 가다] '드론에 미친 37세 마니아'가 키운 DJI…세계 드론시장 70% 장악

입력 2016-11-21 17:31:06 | 수정 2016-11-22 03:28:28 | 지면정보 2016-11-22 A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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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론시장 세계 1위 DJI

창업 10년새 매출 16억달러 기업 성장
직원수 3500명서 올 6000명으로↑

올해 장애물 피하는 AI드론 출시
"드론 넘어 로봇 기술 리더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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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기업의 경쟁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게 미국 포천의 ‘글로벌 500대 기업’이다. 이 리스트에 오른 한국 기업 수는 2009년 17개에서 올해 15개로 줄었지만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37개에서 103개로 급증했다. 리스트에 든 기업 중 ‘창업 15년 이하’인 젊은 기업을 꼽으면 한국은 한 곳도 없다. 중국은 26개에 달한다.

중국 기업의 혁신은 눈부시다. 세계 드론(무인항공기)업계 1위인 DJI는 올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드론을 내놨다. 세계 전기자동차 1위인 비야디(BYD)는 전기차 판매 대수가 작년 7만대에서 올해 12만대로 늘었다. 삼성을 위협하는 화웨이는 올 상반기 매출이 40%나 증가했다. 이들 혁신 기업이 슈퍼차이나를 이끌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한·중·일 3국 합동 취재 프로그램(중국 환구시보, 한·중·일협력사무국 주최)’의 일환으로 중국 혁신기업을 찾아 성공 비밀을 파헤쳤다.

어릴 때부터 무선비행기와 헬리콥터를 좋아한 1980년생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정교한 리모트컨트롤러를 이용해 무선비행기가 좀 더 안정적으로 날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해왔다. 2006년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고, 무선 비행체에 카메라를 결합했더니 블루오션이 생겨났다. 세계 드론(무인항공기) 시장 1위 중국의 DJI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왕타오(汪滔·영문 프랭크 왕)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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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직원 두 배로 늘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DJI가 본격적인 매출을 올린 건 2012년부터다. 2012년 2600만달러이던 매출은 지난해 10억달러로 치솟았다. 올해는 16억달러가 예상된다. 급팽창하는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덕분이다. 창업 10년 만에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넘었다.

지난 10일 중국 선전에 있는 DJI 본사를 찾았다. 사무실은 방금 지은 듯 깨끗했다. 왕판 홍보이사는 “인력이 급증하다 보니 매년 이사해야 했는데 올해 이곳으로 옮겼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농담이 아니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DJI의 임직원은 지난해 3500명, 올 상반기 5000명, 지난달 말 현재 6000명이다. 선전 본사엔 이 중 2000명이 일한다. 그중 70%가 넘는 1500명이 연구원이고, 나머지가 재무 인사 등 지원부서다.

왕판 DJI 홍보이사가 중국 선전 본사에서 드론을 설명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왕판 DJI 홍보이사가 중국 선전 본사에서 드론을 설명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우린 기술에 미친 회사”

왕 이사는 DJI의 성공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기술 중심주의다. 그는 “우리는 기술에 미친 회사”라고 잘라 말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받는 데 혈안이 돼 ‘프레젠테이션(PT) 회사’라고 불리지만, 우리는 벤처캐피털(VC)은 물론 언론 접촉도 피한다. 그 대신 모든 돈과 노력을 혁신을 위해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DJI는 칩과 센서를 빼놓고 모든 걸 자체 제작한다. 수백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 중심주의는 제품에서 드러난다. 대표 상품인 팬텀시리즈는 매년 업계를 이끄는 기술을 선보인다. 2012년 처음 출시된 팬텀은 조립 없이 상자에서 꺼내 그대로 날릴 수 있는 드론으로 카메라를 달고 5㎞까지 날았다. 2014년 나온 팬텀2 비전+는 HD카메라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결합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출시된 팬텀3는 센서를 통해 스테디캠(공중에서 흔들리지 않고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올 3월 나온 팬텀4에는 인공지능(AI)이 적용됐다.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고, 특정 사물을 정해놓으면 알아서 쫓아간다. 휴대용인 매빅은 이런 기능을 다 갖추고도 가볍고 작다. 날면서 7㎞까지 이미지를 송출할 수 있다. 지난해 내놓은 농업용 아그라스MG1은 농약을 10㎏까지 싣고 레이더를 통해 10m 높이로 날면서 농약을 뿌린다. 왕 이사는 “드론산업은 생각외로 기술장벽이 높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은 먹통이 되면 껐다가 켜면 되지만 드론은 추락한다. 그는 “절대 먹통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DJI 드론 기술의 핵심”이라며 “AI, 비전센서 등으로 드론이 추락하지 않도록 막는다”고 설명했다.

◆대성공을 부른 할리우드 마케팅

두 번째는 마케팅의 성공이다. 2012년 팬텀을 출시했을 때 DJI는 무작정 미국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로 달려갔다. 스티브 잡스, 제임스 캐머런 등 유명 인사에게 드론을 그냥 줬다. 드론을 처음 접한 이들은 푹 빠졌고, DJI의 드론은 ‘빅뱅이론’ ‘사우스파크’ ‘에이전트 오브 실드’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거나 제작에 쓰이게 됐다. 이는 DJI를 세계 드론의 선두주자로 각인시켰다. 왕 이사는 “아주 똑똑한 접근이었고 대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선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선전 화창베이(華强北)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부품 상가 밀집지역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순식간에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DJI 외에도 화웨이, 텐센트, ZTE, 비야디(BYD), 오포 등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선전은 세계 드론의 메카이기도 하다. 세계 600여개 드론 회사 가운데 절반인 300여개가 모여 있다. 왕 이사는 “중국 내 드론 개발자의 99%가 선전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사실 이건 DJI 효과”라고 말했다.

◆드론에서 로봇으로

DJI는 화재 진압, 농업, 구조 및 수색 등 다양한 용도의 드론을 개발 중이다. 왕 이사는 “매일 유튜브에 DJI 드론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해 찍은 동영상이 올라온다”며 “거기서 영감을 받아 개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DJI는 드론의 새 용도를 발견하기 위해 애플 마블 포드 등 많은 회사와 협업하고 있다.

DJI의 꿈은 드론에서 끝나지 않는다. DJI는 세계 최대 로봇 경연대회 중 하나인 로보마스터스(RoboMasters)를 열고 있다. 매년 선전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200개 대학생 팀이 직접 제작한 로봇으로 대결하는 로봇 배틀이다. 각 팀은 보병, 드론, 수비용 등 다섯 가지 유형의 로봇을 이용해 상대방을 물리쳐야 한다. 복잡한 움직임뿐 아니라 AI, 자동인식 기능 등이 요구된다. DJI는 입상자에게 입사 혜택을 준다. 왕 이사는 “DJI의 비전은 로봇 기술의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가 끝날 즈음 일본 기자들이 “일본 경쟁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사실 잘 모르겠다. 열심히 하면 일본 업체들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말을 맺었다.

베이징·선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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