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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리는 탄핵 정국…정치 실종·극한 대치 장기화 우려

입력 2016-11-21 10:48:14 | 수정 2016-11-21 10: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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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수사 발표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공모 혐의를 적용하고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불안했던 정국이 더욱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대통령 탄핵 즉각 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정국은 탄핵 정국의 회오리에 빠져들고 있다. 청와대도 "그렇게 원한다면 차라리 탄핵 절차를 통해 시비를 가리자"며 역공에 나선 상태다.

◆ 야권, 탄핵 기정사실화…"탄핵추진검토기구 즉각 설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1일 "탄핵의 시기와 추진 방안에 대해 즉각 검토하고 탄핵추진검토기구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회의 탄핵 의결이 이뤄질 경우 현재 드러난 대통령의 범죄 혐의만 헌법재판소가 정상적 판단을 하면 탄핵은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전날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논의해달라고 야3당에 요청한데 따른 답으로, 탄핵 논의에 즉각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탄핵 추진은 최대한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첫째,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이 민심을 제대로 판단해야 하고, 둘째는 헌재가 국민의 의사와 법적 상식을 거스르는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하고, 또한 탄핵이 최장 6개월이나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지난한 길을 생각할 때 아직도 최선의 방책은 박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을 결심하고 후속조치를 국회와 국민에게 맡기는 것"이라며 "그것이 나라를 구하는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탄핵을 포함해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퇴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오늘 의총에서 의견을 수렴해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게 국정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헌법이 부여한 국회 권능 활용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이용호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국민의당은 탄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탄핵 가결정족수인 국회의원 200명 이상의 서명을 받기 위해 야 3당은 물론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협의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발의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탄핵절차의 조속한 착수를 촉구했다.

◆헌법학자들 "대통령 탄핵요건 충분"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등의 공소장에 대부분 범죄 혐의 공범으로 적시함에 따라 이를 근거로 박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는 헌법학자들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헌법 제65조 1항은 대통령의 탄핵소추 요건으로 ‘대통령이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가 검사처럼 탄핵을 소추하면 헌법재판소가 법원처럼 당사자들의 변론을 들어 심판 절차를 진행한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는 요건과 헌재가 탄핵 심판을 거쳐 탄핵을 결정할 때의 요건은 다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탄핵소추는 대통령이 위헌이나 위법을 저질렀다는 의심만 갖고도 결의할 수 있지만 탄핵을 결정하는 헌재의 기준은 다르다”며 “헌재는 단순한 범죄 사실을 보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그만둬야 할 만큼 중대한 위법을 저질렀는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탄핵 결정 기준을 밝힌 바 있다. 헌재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통령의 임기를 박탈할 경우 직무 수행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 국론 분열로 정치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파면 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도 이에 상응하는 중대성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이번 국정 농단 사태는 헌재가 탄핵을 결정할 만하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해석이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헌재가 여론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놓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국회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건은 이미 충분히 갖춰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헌환 아주대 교수는 “탄핵은 대통령의 위법사항에 대해 법적 처리를 못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탄핵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 정국, 정치 실종·극한 대치 장기화 우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수사가 이미 예정된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까지 정국 쟁점으로 부상한다면, 한동안 정치권은 예측하기 어려운 격랑에 휩쓸린 채 표류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 만약 탄핵안이 가결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적어도 장기간의 국정 공백과 혼란이 예상된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의 경우 국회에서 가결되고 헌재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63일이 소요된 바 있다.

청와대도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 수사 불응에 이어 야권의 총리 추천 거부까지 시사하고 나서 정국이 '시계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국회추천 총리와 관련, "야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것과 다른 뜻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조건이 좀 달라졌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야당이 계속 거부를 해왔다. 여러 주장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 지금 상황이 변화가 있기 때문에 지켜보자"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의 이러한 언급은 야당이 박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총리를 추천하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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