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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 대통령은 공범" 명시…청와대 "수사 공정성 믿을 수 없다" 초강수

입력 2016-11-20 18:15:44 | 수정 2016-11-21 02:59:28 | 지면정보 2016-11-21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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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개입' 중간 수사결과

청와대, 검찰 발표 6시간 만에 역공…정면 충돌

검찰 "안종범에 모금-최순실에 인사·운영 맡겨"
청와대, 강 대 강 대결로 보수층 결집 유도 포석
탄핵국면 땐 국회 추천 총리 카드도 불투명
청와대와 검찰이 20일 정면 충돌했다. 검찰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씨(60·구속기소) 국정개입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했다.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는 초강수를 두며 박 대통령을 정면 조준했다. 이에 청와대는 “수사팀의 발표는 객관적인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며 “검찰이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의 목을 조여오자 청와대는 국회의 탄핵 절차를 통해 진실을 가려보자는 배수진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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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미르재단 대통령의 기획”

최씨 국정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이날 박 대통령을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범행을 공모한 ‘공범’으로 지목했다. 특수본이 이날 세 명을 기소하며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박 대통령이 이들과 공모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상세히 적혀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불법적 기금 모금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최씨의 재단 사유화와 이권사업을 도운 것으로 돼 있다. 미르재단의 이름을 짓고 기금 출연을 강요하는 등 미르재단 설립은 처음부터 끝까지 박 대통령의 ‘기획’이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기업 출연금으로 미르재단을 세우기로 하고 안 전 수석에게 “삼성, 현대자동차 등 7개 그룹 회장들과의 단독 면담 자리를 만들라”고 시킨 것으로 공소장에 나와 있다. 면담 직후엔 안 전 수석에게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300억원 규모의 문화·체육 재단을 설립하라”며 “이름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지닌 ‘미르’로 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통해 현대차와 롯데그룹, KT 등에 납품업체 선정, 체육시설 건립비용 부담, 광고 발주 임원 선임 등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했다.

◆靑 ‘탄핵하라’ 역공

청와대는 이날 오전 11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후 한동안 침묵했다. 6시간이 지난 오후 5시10분께 정연국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초강경 입장을 내놓았다. 정 대변인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 “부당한 정치공세” “인격 살인” 등의 표현을 써가며 수사 결과를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이뤄질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해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을 종용한 것은 정상적인 국정 수행의 일환이지 직권남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 대변인은 나아가 “헌법상·법률상 대통령의 책임 유무를 가릴 수 있는 합법적 절차로 논란을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차라리 탄핵소추를 통해 진실을 밝히자’는 역공 카드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억울한데 밝힐 방법이 없다”며 “탄핵이라면 증거를 갖고 따지는 것인 만큼 계속 논란이 거듭되면 차라리 그런 절차로라도 본인의 결백을 밝히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탄핵이 정국 수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드러내놓고 표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씨 일당과 공범으로 지목되고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면서 정면 대응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입장은 ‘억울하다’며 검찰과 강 대 강 대결로 가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하는 동시에 탄핵으로 시간을 벌겠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차피 탄핵은 최장 8~9개월이 걸린다.

◆수습방안 불투명해져

정 대변인은 ‘탄핵이 해결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대통령은 앞으로도 국정의 소홀함이 생겨나지 않도록 겸허한 자세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단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의 법적 절차를 지켜봐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앞으로도 하야 또는 퇴진할 의사가 없으며, 탄핵 절차가 진행될 때까지 국정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씨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자신의 입장, 그리고 향후 국정수습 방안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청와대가 정국수습책으로 제시한 ‘국회 추천 총리 카드’도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진모/박한신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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