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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맥] 블루골드 시대, 한국의 '미래 먹거리' 물산업

입력 2016-11-20 17:37:47 | 수정 2016-11-21 00:39:17 | 지면정보 2016-11-21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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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물산업' 유망사업으로 부상
한국도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 착수
'먹는 물' 걱정 없애고 삶의질 높일 것"

조경규 < 환경부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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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 유지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자원이다. 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물이 있는 곳에서 문명이 태어났다. 물을 잘 이용하는 민족은 발전했다.

로마는 식수관리에 의해 도시의 정체성이 규정된 최초의 대도시였다. 무려 2300년 전부터 수십㎞ 거리에 도수관이 설치됐다. 깨끗한 물이 도시로 공급되면서 시민들은 마음 놓고 물을 마셨다. 목욕탕, 분수, 정원에 물을 공급하고 심지어는 공공 화장실에서도 사용했다. 수세식 화장실이 한국에 정착한 것이 불과 몇십년 전인데 로마는 몇천년 전부터 이미 도입했다. 로마제국의 번영은 물과 함께했다.

영국의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은 평균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킨 의학적 업적 1위로 ‘물 위생의 진전’을 꼽았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50세에 미치지 못했다. 20세기에 들어 평균수명이 약 35년 늘어났는데, 이 중 30년 정도가 상하수도 기술 발전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 공급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1세기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산업의 발전은 고품질의 위생적인 물을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은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전망 2050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 세계 23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심각한 물 부족의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 5월 세계은행은 물 부족이 농업과 보건, 가계소득 등에 영향을 미쳐 중동지역의 경우 경제적 피해규모가 205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4%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는 물 분야 인프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 바이오기술, 에너지기술 등 최첨단 기술들을 물 분야에 적용하면서 물산업이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세기를 석유의 시대, 블랙골드의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 즉 블루골드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루골드 시대는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은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빠른 기술발달을 통해 기술 간 융복합과 혁신이 따르는 블루골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와 겹치며 국제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블루골드 시대의 물산업은 철저하게 준비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 제조업, 건설 및 플랜트 기술을 물산업과 접목해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지난 14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확정했다. 환경부는 육성전략을 실행할 핵심 인프라로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에도 본격 착수했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기술개발, 인·검증, 사업화, 해외진출 등을 한 곳에서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다. 클러스터가 활성화되면 연구개발(R&D), 건설,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연관산업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기술역량도 획기적으로 개선돼 글로벌 물시장에서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 또한 클러스터에서 개발된 기술로 도서·산간지역의 물 공급 문제도 해결하고, 하수를 첨단용수로 재이용하는 사업에도 경제성이 갖춰질 것이다. 미량의 오염물질을 신속하게 검사하고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먹는 물에 대한 걱정도 사라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소프트 파워’ 기술을 반영한 스마트 상·하수도 서비스가 우리 눈앞에 조만간 선보인다.

지금까지 우리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여온 물산업을 이제는 미래 먹거리로서 대한민국의 효자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은 물산업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블루골드의 나라로 거듭날 것이다.

조경규 < 환경부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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