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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어둡지 않다 … 전국 촛불집회 평화롭게 마쳐

입력 2016-11-20 08:33:20 | 수정 2016-11-21 0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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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최순실 딸 정유라 이대 부정입학 의혹에 강한 반감
초등학생·외국인 집회 참가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할 장소"
[이소은 기자] 20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 등 시내 중심가 도로는 뻥 뚫렸다. 버스와 승용차들이 교통체증 없이 씽씽 달렸다. 도로는 물론 인도에는 담배꽁초, 쓰레기 조각하나 없었다. 지난주 토요일에 이어 19일 늦은 시간까지 수십만명이 몰린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어졌으나 큰 불상사 없이 끝났다.

전날 밤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는 촛불의 강물이 흘렀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한 여당 정치인의 힐난성 발언과 달리 촛불은 바람에 옮겨 붙어 평화집회의 꽃으로 피어났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만 명, 경찰 추산 18만 명이 참가했다. 지난 17일 치러진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대거 거리로 나와 함께 촛불을 들었다.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현장. 이소은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현장. 이소은 기자

이날 오후 5시께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거리에 세워진 차 벽에 붙이면 된다"는 말과 함께 꽃이 그려진 스티커를 받았다. 둘러보니 이미 거리를 둘러싼 경찰 차벽은 시민들이 붙인 스티커로 뒤덮여 '꽃 벽'이 돼있었다.

이 퍼포먼스를 제안한 이강훈 작가는 "경찰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기보다 차벽과 방패에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로 평화를 상징하려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민들은 밤나들이를 나온 듯한 모습으로 집회에 참여했다. 촛불을 든 채 셀카봉을 이용해 단체 사진을 찍는 가족이 눈에 띄었다. 연인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서로의 어깨를 감쌌다. 어린 아들에게 촛불 모양의 모자를 씌우고 그 모습을 사진에 담는 아빠도 있었다.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현장. 이소은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현장. 이소은 기자

학생들도 교복을 차려입은 채 거리로 나왔다. 대부분 대학 입시를 앞둔 상황인 만큼 이들은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자대학교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교내 동아리에서 다함께 집회에 참여했다는 김영빈 군(18)은 "정유라가 배경을 이용해 수시로 대학을 간 점이 불공평하다 생각해서 오게됐다"고 말했다. 신주호 군(18)은 "현장에 와보니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게 느껴진다" 며 "다음주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침회에 참여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용인시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은 '헬조선인 줄 알았는데 고조선이네'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단군의 제정일치(신을 받들고 제사하는 일을 정치의 중심으로 삼으려 한 사상이나 정치 형태)를 빗댄 표현이다. 이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자 부모님뻘인 주변 어른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이 단체의 일원인 김래현 양(19)은 "집회에 참가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느낄 수 있게 됐고 스스로 나와서 찾는 자만이 국민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며 "어머니께서도 오늘 집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함께 행진하던 송현주 양(19)도 "직접 활동을 시작한 것은 세월호 사건 이후인데 이번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단체로 참여하게 됐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현장. 이소은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 현장. 이소은 기자

외국인 참가자도 보였다. 한국인 여자친구를 따라 이곳에 오게 됐다는 알렉스(23·시카고)는 "경복궁 구경을 왔다가 집회에도 참가하게 됐다"며 "여자친구의 상황 설명을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인 강슬기 양(23·여)은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남자친구와 함께 와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시민자유발언대에서는 나이와 출신을 막론하고 다양한 참가자들이 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주장했다. 한 시민은 자유발언대를 통해 앞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언급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얘기를 강하게 반박했다. 이 시민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지는 게 아니라 옮겨붙는다"며 성난 민심을 대변했다.

자유발언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참가자 중에서는 초등학생도 있었다. 삼촌, 사촌 형·누나들과 함께 집회에 왔다는 유승훈 군(13)은 "지금 뉴스도 많이 보고 있고 학교에서도 정치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함께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도 묻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며 "나중에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담길 장소에 와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만 6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95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 경찰은 서울 18만명, 지역 7만 명이 집결한 것으로 추산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70여개 보수단체가 같은날 서울역 광장에서 단체 행동을 계획해 충돌 우려도 있었지만 집회는 결국 평화롭게 마무리 됐다. 촛불집회는 26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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