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의 외교 키워드로 ‘골프’가 떠오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골프채를 선물하고 골프용 티셔츠 등 골프용품을 받았다. 두 사람은 모두 골프광으로 소문나 있다. 핸디는 트럼프 당선자가 2.8타(본인 주장)로 17~18타 수준인 아베 총리보다 고수다.

일본 총리실 관계자는 “두 사람이 골프채와 골프용품을 선물로 전달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지만 사전에 서로의 취미를 파악해 준비했을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 보도다.

골프를 둘러싼 아베 총리 가문과 미 대통령과의 인연은 깊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이자 정치적 롤모델인 기시 노부스케 외무상은 1957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 이로부터 3년 뒤 기시 외무상은 미·일 안보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은 미·일 동맹 관계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언론은 기시 외무상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골프 라운드를 ‘외교적 승리’라고 표현했다. 아베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퍼터를 선물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