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국내선 '지갑' 닫아도 3분기 카드 해외사용 사상 최대
지난 3분기(7~9월)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 기간 해외로 나간 여행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저(低)성장에다 기업 구조조정까지 본격화하면서 국내 민간 소비심리는 둔화하고 있지만 해외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거주자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 7~9월 내국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직불카드 등 카드로 지출한 금액은 총 37억8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34억7000만달러)에 비해선 9.0%, 지난해 동기(33억100만달러)보다는 14.6% 늘어난 수치다.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분기 기준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해외에서 쓴 카드액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여름휴가와 닷새로 길었던 추석 연휴 등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3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605만명으로 2분기(507만명)보다 19.4% 증가했다. 현금보다 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도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줄었다. 3분기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금액은 27억4100만달러로 전 분기(28억600만달러)보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카드 한 장당 사용금액 역시 189달러로 2분기(194달러)보다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열기가 2분기보다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