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첫 국무장관으로 거론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지명되더라도 의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한 미트 롬니와 이번 주말 회동할 예정이어서 롬니가 새로운 국무장관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무장관 청문회를 담당하는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핵심 멤버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대외 강경파인 줄리아니 전 시장과 볼턴 전 대사 인준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폴 의원은 17일(현지시간) “줄리아니나 볼턴의 인준을 막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며 “그들은 대통령 당선자의 외교정책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폴 의원이 말한 트럼프 당선자의 외교정책은 이라크 전쟁 반대론을 뜻한다.

그는 줄리아니 전 시장에 “이라크 전쟁에 대한 뻔뻔한 지지자”라며 “이란에 폭격을 가해야 한다는 볼턴의 언급과 비슷한 이라크 관련 언급이 많다”고 주장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폴의 부친 존 폴 당시 하원의원과 줄리아니는 외교정책을 놓고 격렬히 충돌하기도 했다.

또 최근 줄리아니 전 시장이 카타르 정부나 외국 기업을 위해 로비했다는 점, 2006년 124회를 강연하고 134억원을 챙겼다는 점에서 자질이 없다고 비난했다. 볼턴은 부시 2기 행정부에서 유엔 대사 인준이 거부된 끝에 결국 휴회 중 임명되기도 했다.

폴 의원은 “상원 공화당에는 볼턴이나 줄리아니와 불편했던 이들이 여럿 있다”고 전했다. 상원 전체 투표에서 민주당의 전원 반대를 가정하면 공화당은 2명만 잃더라도 이들 후보 지명을 인준할 수 없다.

한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새로운 국무장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NBC는 트럼프 당선자가 17일 차기 행정부 내 국무장관직 임명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말 미트 롬니 전 주지사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 실세로 불리는 제프 세션스 의원(앨라배마)도 이번 회동을 확인하면서 ”롬니가 입각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CNN은 공화당 주류와 등을 진 트럼프 당선자가 롬니를 지명하면 당 결속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