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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사 '콕 찌르기] (42) 미국 선거에서 등장한 여론조사 '무용론'

입력 2016-11-18 16:46:41 | 수정 2016-11-18 16:46:42 | 지면정보 2016-11-21 S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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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박사의 '그것이 알고 싶지?'

옛날엔 우편엽서로 여론조사를 했다고? 그렇다면 현대식 여론조사는 잘 맞추나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트럼프가 이겼다.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미국 주요 언론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부분 힐러리의 승리를 점쳤다. 미국 주요 언론을 인용해 보도한 한국 언론도 힐러리의 승리 가능성이 90%가 넘는다고 기사를 썼다. 결과는 반대였다. 선거가 끝난 후, 줄기차게 힐러리의 승리를 예측했던 미국 CNN방송은 자신들의 보도 태도에 편향성이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일종의 사과 방송도 했다. 이제부터는 ‘여론조사’수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보도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멘트도 나왔다. 현대 정치에서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수치는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 조사 시점의 민심을 측정하고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과학적인 자료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를 통해 그런 믿음이 깨졌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미국 대선에서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은 주요 매체의 여론조사가 아니었다. 빅데이터, SNS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기법이었다.기사 이미지 보기

미국 대선에서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은 주요 매체의 여론조사가 아니었다. 빅데이터, SNS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기법이었다.

지역별 연령별 표본 집단을 선정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집분석하면 전체의 의견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 여론조사의 기본이다. 이 가정은 1940년대에 설계된 것이다. 처음에는 우편 엽서를 이용했고 최근까지는 집 전화기를 이용해 의견을 수집했다. 잠깐 이야기를 옆길로 돌려보자.

여론조사에 우편엽서를 활용한다고? 오가는 시간만 며칠이 걸리는데 실시간 여론수집이 가능할까? ‘속도감’은 상대적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쓴 찰스 디킨스는 1849년부터 1850년까지 <데이비드 코퍼필드>라는 장편소설을 썼다. 일종의 월간지처럼 글을 발표하고 잡지 말미에 ‘독자 의견’ 페이지를 넣었다. 이 페이지를 오려 독자들이 스토리 전개의 희망 사항을 전달하면 찰스 디킨스가 그 다음 달 집필분에 ‘다수의 의사’를 반영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당대 독자들은 작가가 ‘빛의 속도’로 독자들의 욕구를 채워준다며 열광적인 찬사를 보냈다.

속도보다도 정밀한 ‘표본’을 만드는 일이 여론조사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적절한 표본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집 전화기는 이미 주요 통신 수단이 아니다. 집 전화기가 가족 구성원 전체의 주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며 외부와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활용도, 생활 밀착도를 기준으로 하자면 현대인의 주요 통신수단은 휴대전화기다.

로미오·줄리엣이 휴대폰을 가졌다면…

하지만, 정착형 기기였던 집 전화기와는 달리 휴대전화기는 자유로운 이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전화기의 등록지, 등록자의 주소와 실제 쓰이는 지역 사이에 긴밀한 상관성이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휴대전화기가 널리 쓰이기 전까지 모든 의사소통에는 ‘시간 차’가 존재했다. 편지가 배달되는 시간, 전화기가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시간 등을 생각해 보자. 전화를 걸었는데 수신자가 자리에 없어 의사 전달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시간 차’가 수많은 문학작품에서 ‘엇갈림 그리고 예측 밖의 비극’을 묘사하는데 널리 쓰였다. 휴대전화가 있었더라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단이 있었더라면,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해 연이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은 없었을 터이다. 시대를 뛰어넘어 아직도 무수한 열광을 받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수 십 년 후에는 ‘시대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관객들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SNS 빅데이터가 더 낫다?

기존의 조사방법론을 고수하는 한, 여론조사는 그래서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은 주요 매체의 여론조사가 아니었다. 빅데이터, SNS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기법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론조사가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삶의 양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증거라는 점이 중요하다. 바꾸어 말하면, 인류의 의사소통 방식 자체가 획기적으로 변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여론을 만들고 정보를 유통한다. 신문이나 방송사 같은 기존미디어가 아니라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한 개인 미디어의 총합이 이미 여론 형성과 전파에 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어쩌면 투표방식, 정치구조도 근일 내에 혁신적으로 바뀔지 모른다. 인류 역사에 영구불변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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