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보바스병원을 인수한 롯데그룹이 의료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롯데의료재단을 통해 노인요양과 아동재활을 아우르는 요양병원사업을 키우고, 롯데의 다른 계열사와 의료시설과 연관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게 골자다. 저출산 고령화에 맞춰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헬스케어 부문을 강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 의료사업 '큰 그림' 그린다
◆호텔식 요양시설 갖춰 의료관광 확대

17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4일 호텔롯데가 인수한 보바스병원의 간판을 롯데보바스병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보바스병원을 소유한 늘푸른의료재단도 롯데의료재단으로 명칭을 교체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서 인수합병(M&A) 및 신사업을 담당하는 비전실과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보바스병원 인수기획단을 꾸려 개괄적인 병원 발전 비전을 마련하고 세부 방안을 정하고 있다.

롯데는 의료재단이 비영리법인인 만큼 철저히 공익적으로 운영하되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헬스케어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 이익이 늘어나면 의료사업에 재투자할 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보바스병원 인수 주체인 호텔롯데를 통해 호텔과 병원의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호텔 VIP 고객을 대상으로 고급 요양과 의료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행사인 롯데JTB는 의료 관광 상품을 개발해 롯데호텔, 보바스병원과 연계한다. 보바스병원 일부 요양시설을 고급 호텔 형태로 꾸며 중국이나 중동 부호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롯데 관계자는 “요양시설을 고급화해 의료 여행에 접목하면 해외 관광객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집중

롯데는 병원을 중심으로 커지는 급식사업과 렌털사업에도 진출한다. 롯데푸드가 보바스병원에 환자식을 제공하고 롯데렌탈이 각종 의료기기를 보바스병원에 빌려줄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일부 롯데 계열사에서 급식사업을 하고 있으며, 롯데렌탈은 렌터카 위주로 사업하고 의료기기 부문에선 시력을 검사하는 검안기 정도만 취급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의료기기나 병원 관련 보험사업을 확대하고 롯데정보통신은 병원 분야 정보기술(IT)사업을 키울 예정이다.

롯데는 병원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집중한다. 법정관리 중인 늘푸른재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법원의 회생 계획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재활요양 전문 의료기관인 보바스병원의 특성을 살려 노인요양과 아동재활 부문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보바스병원을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병원으로 키워 노인요양과 아동재활 부문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