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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무대는 때때로 황폐한 마음에 위로가 된다

입력 2016-11-17 18:00:15 | 수정 2016-11-18 03:55:31 | 지면정보 2016-11-18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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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히트곡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어수선하고 심란할수록 고달픔 달래줘

원종원 <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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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설문 조사했다. 가장 많은 답변은 비싼 티켓이었다. 보고는 싶은데 만만찮은 가격에 공연장 나들이를 선뜻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흥행 이후 한국 뮤지컬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몸집을 불려왔지만, 이제 고급화 전략만으로는 시장의 팽창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뮤지컬계 내실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의외로 들릴지 모르지만, 뮤지컬은 결코 사치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물론 공연이기에 기본적으로 입장권이 영화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소재나 형태 면에서는 대중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성격과 특성의 작품이 얼마든지 많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음악으로 꾸민 뮤지컬이 전형적인 사례다. 이른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마치 동전을 넣으면 왕년의 인기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상자처럼 무대가 흘러간 히트곡들을 가져와 극적 얼개나 이야기 틀을 덧붙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존 공연을 좋아하는 뮤지컬 관객은 물론 과거 그 음악을 듣고 즐기며 성장한 사람들도 다시 공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마케팅 전략이 장점이자 매력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다시 ‘어트리뷰트 쇼’ 계열과 ‘컴필레이션’ 계열로 나뉜다. 전자가 가수나 작곡가 등 특정 뮤지션의 음악적 산물들을 무대용 뮤지컬로 활용한 경우라면, 후자는 주제나 성격, 시대적 배경에 맞춰 여러 뮤지션의 음악적 산물들을 가져와 뮤지컬로 환생시킨 경우다. 전자의 대표적 사례가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맘마 미아!’나 고(故) 이영훈의 노래들을 활용한 ‘광화문연가’라면, 최근 앙코르 무대의 막을 올린 창작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후자의 제작 방식을 이용한 대표적인 흥행 사례라 할 만하다.

뮤지컬 제목으로 쓰인 ‘젊음의 행진’도 물론 1980~1990년대 추억 속 TV 프로그램 타이틀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당연히 무대에서는 그 시절 인기가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유승범의 ‘질투’,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오·장·박의 ‘내일이 찾아오면’,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 등 익숙한 멜로디는 추억을 소환하고 과거를 되새김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다. 요즘 TV 드라마로 인기를 누린 ‘응답하라’ 시리즈와도 일맥상통하는 무대 콘텐츠라 인정할 만하다. 다만 드라마에서도 왕년의 대중음악이 현대적 감각에 맞춰 다시 불려졌듯이, 무대에서도 단순히 복고의 ‘재연’에 머물지 않고 요즘 젊은 세대의 입맛이나 취향에도 어울리는 음악적 ‘변신’을 선보인다.

흥미로운 구성도 더해졌다. 배금택의 만화 ‘영심이’를 극 전개의 기본 틀로 접목시켰다. 만화와의 차이점은 이야기 배경이 이젠 성인이 된 영심이와 안경태로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추억을 돌아보는 과정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묘미를 느끼게 한다. 물론 여전히 사랑스러운 그들은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추억 속 선율을 라이브로 즐긴다는 음악적 매력은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다. ‘장학퀴즈’의 배경 음악이 아카펠라로 불리는 순간, 게임은 끝났다는 마음의 느낌표가 떠오른다. 열정 넘치는 엔딩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문화와 예술이 현실의 고달픔을 달래줄 수 있다는 명제를 실감할 수 있다. 무대는 때때로 황폐한 마음에 위로가 된다.

원종원 <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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