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비박계의 사퇴 요구에 대해 “로드맵 대로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닥쳐오는 정치일정을 지휘하고 수행하기 위해서 1년8개월을 반납하고, 새 지도부를 뽑고 그 사이에 정치 현안을 수습하는데 역할을 하고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수습책으로 내년 1월21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안을 발표했고, 자신은 늦어도 내달 26일엔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도 비박계를 향한 강경한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그는 “당에 수없이 많은 위기가 있었고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 그런 부분에 대해 외면하고 거부하고 거절하고 있다가 모 도지사를 포함해 당의 중진들이 요즘 와서 거의 모든 일을 전폐하고 이정현 사퇴만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평상시의 참여, 의견 개진 이런 것에 불참하다가 ‘물러나라, 사퇴하라’ 이 두 마디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것은 책임 없는 자세고 자격도 없다”고 성토했다.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참석 대상인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비박계 의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친박계 정갑윤, 이주영, 원유철, 최경환, 홍문종, 정우택, 조경태 의원 등 의원만 참석했다. 그는 전날엔 비박 대선주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다 합쳐서 지지율 9%도 안 되는 이들이 앞가림도 못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이날 출범한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비박계에서) 제2창당을 얘기하고 해체 수준의 변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저는 전부 구두선으로 끝날 것이라는 데 대해 확신한다. 절대 실현될 수 없고, 분위기도 아니고, 실현시킬 수 있는 중진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입으로 개혁과 쇄신을 얘기하지만 그분들은 이미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정치’에 완전히 오염됐다”며 “3김 정치에 깨끗해지지 못할 정도로 오염된 그분들로부터 배운 또 다른 사람들이 바로 그 행태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분들의 개혁과 쇄신은 도로 3김 정치로 돌아가는 것 외에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