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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칼럼] 대우조선 바닥낸 자학적 법인세법

입력 2016-11-15 17:38:52 | 수정 2016-11-16 04:30:58 | 지면정보 2016-11-16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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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이 장부상 파산상태 빠진 건
현금수지에는 영향 없는 이연법인세자산 삭감 탓

타국보다 지나친 결손금 이월공제 규제공제기간 20년으로 연장하고
사용제한 완화하는 법인세법 개정도 검토해야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leemm@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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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미국 대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다. 막말과 성추문에 이메일과 재단모금까지 가세한 난장판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게 세금신고서 공개를 요구했고 트럼프는 이메일부터 공개하라고 맞받아쳤다.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로 선거판을 흔든 연방수사국(FBI)과는 달리 납세자 정보에 대해 입이 무겁기로 유명한 국세청(IRS)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트럼프 납세 정보는 익명의 제보를 받은 뉴욕타임스에 의해 공개됐다. 1995년에 발생한 9억1573만달러(현재 환율로 약 1조원) 사업상 결손의 3년간 소급공제 및 15년간 이월공제로 18년 동안 소득세 납부실적이 없었다. 미국 세법에서는 사업상 결손을 근로 및 이자·배당에서도 공제하며, 이는 정당한 납세자 권리다. 1997년부터는 소급공제가 2년으로 줄어든 대신 이월공제는 20년으로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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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결손을 계상한 2015년에 이어 2016년 반기결산에서도 대우조선은 조(兆) 단위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본은 바닥났고 부채가 자산보다 1조2284억원 많은 파산 상태다.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삼일회계법인이 이연법인세자산 중 결손금 관련 8533억원을 삭감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안진회계법인이 감사한 2015년과 삼일회계법인이 감사한 2016년 반기 손익계산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2015년의 경우 세전 순손실이 1조4204억원 발생했으나 장래에 이익이 생기면 공제받을 수 있는 법인세 상당액 4374억원은 자산으로 인정하고 나머지 9830억원을 반기순손실로 계상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세전 순손실 5991억원에 이연법인세자산 삭감분을 가산해 반기순손실이 1조4524억원으로 증폭됐다. 반기에 이어 9월 말까지 3분기 실적도 적자다.

이연법인세는 국제적으로 인정된다. 미국 철강회사 베들레헴스틸은 1987년부터 파산보호를 신청한 2001년까지 15년 연속 결손을 기록했으나 매년 법인세 상당액을 이연자산으로 계상했다. 이번 삭감 사태는 우리나라 세법의 지나친 결손금 규제 때문에 촉발됐다. 미국의 20년, 영국과 독일의 무제한 이월공제와는 달리 우리나라 공제 기간은 10년이다. 올해부터는 연간 공제한도가 과세소득의 80%로 제한된다. 합병법인의 결손금 공제도 극히 제한적이다.

현금수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이연법인세자산 삭감 때문에 대우조선이 장부상 파산 상태에 빠진 것이다. 대우조선의 행태도 모순적이다. 앞으로 10년간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 결손금 공제가 불가능하다는 회계법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산서를 수정했다. 회사를 살릴 자신이 있다면 의견거절을 각오하고 회계법인을 설득해 이연법인세자산을 지켜냈어야 했다. 정부는 국고 투입 책임을 덜기 위한 노동조합 동의서 징구보다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밝힌 결산의 타당성부터 확인해야 한다. 결손금 공제 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하고 사용제한을 완화하는 법인세법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 공제 기간을 늘려도 세수 감소는 10년 후에나 생긴다.

전기 감사인을 곤경에 빠뜨릴 지정 감사인의 지나친 감사 지적과 의견거절 때문에 감사 대상 회사의 존립이 위태롭다. 회계법인의 해석상 대립은 공인회계사회가 주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법인세 인하를 공언한 가운데 국가 간 세율 인하 경쟁이 확산될 전망이다. 법인세법에 숨어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제거하고 세율 경쟁력도 높여 우리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지켜내야 한다.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leemm@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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