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유동성 확보 계획의 핵심인 ‘소난골 드릴십’의 인도가 늦어져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대우조선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단을 구성해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 측과 곧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이달 말까지 인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내 인도가 완료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당초 지난 6~7월 말에 드릴십 2기를 소난골에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소난골이 건조대금 10억달러를 마련하지 못해 인도가 미뤄졌다. 이후 양측은 9월30일까지 드릴십을 인도하기로 협의했지만 소난골이 여전히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다시 미뤄졌다.

이어 이달 30일까지는 인도가 완료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졌다. 대우조선은 8억달러를 먼저 받고 나머지를 드릴십을 운영할 특수목적회사(SPV) 주식으로 받기로 한 상태다.

드릴십 인도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대우조선은 내년 4월부터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와 맞물려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내년 4~11월 만기 도래하는 대우조선 회사채는 94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채권단도 소난골의 버티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협상은 내년 1~2월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대방이 칼자루를 쥐고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이라 협상이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