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 전장사업에 뛰어든 LG전자도 빠르게 관련 조직을 키우고 있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 규모가 HE사업본부(TV담당)를 추월했다.

15일 LG전자의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VC사업본부 인력은 9월 말 4350명으로 1년 전보다 1483명 늘었다. HE사업본부 인원은 4336명이다. 전장사업 인력이 TV사업 인력을 넘어선 건 LG전자는 물론 국내 전자업계를 통틀어 처음이다.

LG전자는 HE사업본부와 함께 휴대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세 축을 이루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에서 TV는 단일 품목으로 매출 규모가 가장 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제품”이라며 “전장사업의 인원이 이를 넘어섰다는 것은 무게중심이 미래 사업으로 빠르게 옮겨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매출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작년 1분기 3826억원에 그쳤던 전장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 6749억원까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수주 잔액이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 성장한 2조7000억원에 이르고, 2020년에는 7조원에 도달할 전망”이라며 “2018년에는 흑자 전환해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장사업 안에 구동모터부터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까지 여러 분야가 한데 모여 있다 보니 각 분야에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사업 초기인 2005년 차량 주변 장치부터 개발을 시작한 LG전자는 최근엔 배터리와 모터 등 구동 관련 핵심 장치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수백명의 인력이 MC사업본부에서 넘어왔다. 외부 수혈에도 적극 나서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구 △차량부품설계 원가 관리 △전기차 부품 개발 시험 등의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구동 관련 장치는 부품당 판매 단가가 높아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LG전자의 구동 장치가 들어가는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EV가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되면서 VC사업본부의 4분기 매출이 8000억원 선까지 뛸 것이란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출 증가 속도보다는 수주 증가 속도에 맞춰 직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