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펼쳐지는 '마법 판타지'…'신비한 동물사전' 16일 개봉
할리우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16일 개봉)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지분까지 챙긴 판타지물이다.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출신의 또 다른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분)가 펼치는 모험담이다. 첫 편의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나머지 4편까지 총 5편의 시리즈를 모두 연출하게 된다. 2편은 2018년 11월16일, 3편은 2020년, 4편은 2022년, 5편은 2024년에 개봉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대공황 직전인 1926년 산업혁명 거품이 정점에 달해 혼란스러운 뉴욕이다. 신비한 동물을 연구하는 마법사 뉴트는 뉴욕에서 우연한 사건으로 마법 가방에서 탈출한 동물들을 찾아 나선다. 그 무렵 뉴욕에서는 어둠의 마법사가 본색을 드러내고, ‘노마지’라 불리는 보통 사람 틈에서 숨어 지내던 마법사들의 정체도 발각될 위험에 처한다.

영화에서는 온갖 모양의 마법 동물이 시종 관객 시선을 붙든다. 오리주둥이를 한 채 반짝이는 모든 것을 수집하는 ‘니플러’를 비롯해 공간 크기에 따라 몸집이 달라지는 새, 자물쇠를 푸는 곤충, 코뿔소보다 더 크고 강력한 괴수 등 수십 가지 희귀 동물이 눈요기를 제공한다.

이들은 겉으로 무섭게 보이지만 저마다 취향이 다른 개성적인 생명체일 뿐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애버려야 할 괴물이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마법사도 두려운 존재이듯 말이다. 마법사끼리도 자신과 너무 다른 마법사에게는 적대감을 지닌다.

영화는 우리가 잘 모르거나 이해할 수 없는 존재 및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환기시킨다. 뉴트를 범죄자로 체포한 여자 마법사가 나중에 뉴트의 진면목을 알고 동행하게 되는 게 주제를 알려준다. 저마다 개성이 다른 존재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려면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초를 겪어야 할까. 영화는 시종 이런 질문을 던지며 고정관념을 깨라고 외치는 듯하다. 뉴트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남루한 행색의 촌놈이다. 그러나 그는 파괴된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다.

‘해리 포터’와 가장 다른 전략이라면 보통 사람과 마법사 세상 간의 관계 설정이다. ‘해리 포터’에서 마법사의 세상은 일반인과 떨어져 있지만 여기서는 마법사와 보통 사람들의 공간이 일치한다. 마법 동물들이 뉴욕 거리를 의도하지 않게 짓밟아 놓으면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인간에게 마법 동물은 놀랍고 당혹스러운 존재다.

또한 뉴트와 모험을 함께하는 동반자 중 한 명은 보통 사람이다. 그의 시선은 관객의 눈과 같다. 보통 사람과 마법의 세상을 뒤섞어 놓음으로써 판타지 세상은 더욱 실감난다. 마법세계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시선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니까.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