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해외 하이일드채권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아무도 손실을 보지 않았다. 국내에 출시된 35개 상품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0.98%다. 일반적인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의 두 배 수준이다.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도 5.71%의 수익을 냈다.

국내 채권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도 준수한 편이다.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하이일드채권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11일 기준)은 2.16%다. 전체 국내 채권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0.86%)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수익률은 높은 대신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를 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올 들어 미국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며 기업의 부도 위험이 낮아지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자금이 하이일드채권으로 몰렸다.

변수는 지난 8일 치러진 미국 대선이다.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전문가는 일부 펀드의 수익률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경쟁 상품군보다는 여전히 낫다는 견해다. 김중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 연구원은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에 약 1조달러까지 재정지출을 늘리기로 공약했기 때문에 건설기계업종의 신용등급 BBB대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다만 정보기술(IT) 쪽은 약세를 보일 수 있어 하이일드채권 가운데서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임을 감안해 해외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하이일드펀드로 옮길 것을 조언하고 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 선임포트폴리오매니저파트장은 “세계 금융시장에 돌발 악재가 터지면 주식을 투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며 “기대 수익률이 주식에 버금가면서도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하이일드채권이 훨씬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