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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윤의 '중국과 中國' (7) 체면<3>] 절대 잃으면 안 되는 것, 체면!

입력 2016-11-14 17:44:11 | 수정 2016-11-16 11:28:49 | 지면정보 2016-11-15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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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윤 < 한국콜마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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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체면 중시에 대한 농담 하나. 어느 거지가 자신의 面子(체면)가 보통이 아니라면서, 모 지방의 갑부가 자기에게 아는 척하며 먼저 말을 걸어올 정도라고 침을 튀기며 자랑을 했다. 그 갑부가 뭐라고 말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집 문 앞에 앉아 구걸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꺼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체면 문화가 있지만, 중국의 경우 그 고려의 정도가 훨씬 깊고 널리 적용됨은 앞의 글에서도 소개한 바 있다. 위의 농담은 중국 체면의 권력성을 희화한 것이다. 중국에서 ‘그는 체면이 크다(他面子大)’라는 말은 ‘그의 말이면 통한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황광궈 대만대 교수는 중국의 체면은 다중적이며, 동적이고, 변화무쌍하다고 한다. 상황과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나의 체면이 바뀔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 성취(승진, 학력, 사업의 성공)를 통해 새로운 체면이 생김을 지칭한다. 바로 ‘士三日刮目相看(선비는 3일을 보지 않으면, 괄목상대해야 한다)’라는 말이다.

중국인의 예의는 곧 '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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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쉐이웨이 난징대 교수는 중국인의 체면은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으며, 빌려줄 수도 있고, 교환할 수도 있어서, 사회 교역의 밑천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만의 문화학자인 뽀양은 중국인은 예의를 따질 뿐이지, 합리를 따지지 않는다. 중국인과 합리를 따지는 것은 하늘을 오르는 것보다 어렵다. 중국인의 예의는 바로 체면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인들 또는 중국과의 만남에서는 정말로 항상 상대방의 체면을 고려 또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의 전통사상이 예의를 중시했는데, 예의가 바로 체면의 고려라고 생각해도 된다. 서로 헤어질 때, ‘서로의 체면을 고려하다 보니’ 서로 주고받다 보면 인사가 完了(반복돼 끝이 없다)다. 선물을 줄 때, 덥석 받으면 ‘내 체면이 안 서므로’ 여러 번 거절한다(이런 체면을 고려한 거절의 겉모습만 보고, 선물을 안 건네주면 절대 안 된다!). 팩트를 중시하는 보고서에서도 상대방의 체면을 고려해서, 혹시 그의 체면에 관련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급을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할 수 있는 정보가 애초부터 누락이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공공장소에서 누가 시끄럽게 떠들어도 말리는 이가 없다. 지적받는 순간 체면을 상한 중국인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 상사가 부하 직원을 나무랄 때도, 효율을 따지면서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 머리를 맞대고 자유토론을 할 때도, 누군가 발언을 했다면, ‘자유롭게 토론’하다가는 자칫 그의 체면을 손상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한 번 상한 체면은 여간해서는 회복이 어렵다. 우리식으로 폭탄주 한잔 하면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쳐 봐야, 절대로 소용없다. 때로는, 술 한 잔으로 해결된 것처럼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됐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십중팔구, 그 부하 직원은 앞에 앉아 있는 상사의 체면을 고려해서 짐짓 그렇게 할 뿐이다. 분명히 잘못했는데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순간, 내 체면이 상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사소한 교류뿐 아니라 대형 프로젝트의 협상-그리고 아마도 국가 차원의 협상에서도-똑같이 체면이 작동됨을 명심해야 한다. 때로는 중국 측이 극도로 실리적인 행동을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이때 역시, 체면에 대한 고려는 내면적으로 분명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체면은 나의 존엄을 위한 것

체면의 고려는 바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예의뿐 아니라, 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역시 지나치면 안 된다(不及). 얼마 전, 모 대기업의 고위 간부들이 공개적으로 단상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깊은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였겠지만, 결과는 장담을 못한다. (회사 지시에 의해) 무릎을 꿇은 그 기업의 중국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과를 받는 측도 황당함을 느꼈을 것이다. 天地父母(천지와 부모님에게만 무릎을 꿇는다). 男膝下有金(남자 무릎에는 황금이 있다). 중국 문화 속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최소한의 존엄도 포기한다는 의미다. 한편 상대방을 무릎 꿇게 할 만큼 모진 사람이 돼버린 ‘사과받는 이’들 역시 체면을 잃었다고 느낄 것이다.

중국인뿐 아니라 중국과의 모든 접촉에서, 만약 지금까지 ‘우리식의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소통했다면, 이제부터는 ‘중국식 체면’을 동시에 고려해 보자. 아마도 ‘더 합리적’인 선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류재윤 < 한국콜마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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