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폴리페서' 복귀 안돼요
대학생들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된 ‘폴리페서(polifessor·정치 참여 교수)’들의 교단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교수는 “의혹에 불과할 뿐”이라며 강단에 복귀해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지난 9월부터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에 복귀해 강단에 서고 있다. 김 전 수석은 최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케이의 사업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블루케이에는 대기업들이 거액을 출연한 K스포츠재단의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근 차은택 씨의 외삼촌인 김 전 수석은 2014년 11월부터 올 6월까지 교육문화수석을 지냈다. 차씨가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돼 청와대에 입성한 뒤 수석에 기용됐다. 일부 숙명여대 학생은 교내 커뮤니티에 “국정 농단 사태에 개입한 분이 다시 교수로 돌아와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썼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이달 9일 ‘김종 전 차관님, 우리는 더 이상 당신에게 배울 수 없습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이 대학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2013년 10월 휴직계를 냈다. 한양대 관계자는 “한 달 안에 복직 의사를 밝혀야 하지만 김 전 차관이 어떤 뜻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생회 측은 “김 전 차관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며 “차관직을 사퇴한 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차씨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도 9월 장관 퇴임 후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로 돌아왔다. 홍익대 학생들은 김 전 장관의 복귀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김 전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교수직을 내려놨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인 그는 지난달 말 학교에 사표를 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안 전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