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작은 자동차 크게 웃는다
경기침체로 ‘작은 차 전성시대’가 열렸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로 대표되던 중형 세단 시대가 저물고 가격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가 각광받고 있다.

쏘나타보다 아반떼 더 팔려

국내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7만8253대)다. 지난해 10만대 넘게 팔리며 판매량 1위에 오른 쏘나타는 6만9039대에 그치며 아반떼에 밀리고 있다. ‘서민의 발’ 포터 역시 7만8115대로 2위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개별소비세 할인 혜택이 없어지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중형 세단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준중형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차가 선전하기는 한국GM과 쌍용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한국GM의 경차 스파크는 올 들어 6만4423대나 팔렸다.

한국GM 관계자는 “스파크는 지난달에만 6412대가 판매돼 지난해 10월보다 18%나 늘었다”며 “프로모션을 강화한 측면도 있지만 경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앞세워 13년 만에 판매량 10위 내 진입을 노리고 있다.

티볼리는 국내 시장에서 지난달까지 4만6232대 팔렸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올초 출시 이후 4만5604대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역시 준대형 세단이지만 중형 세단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형차 이상에선 제네시스 EQ900, QM6 등이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가 확대되는 정도다.

해외 시장 인기몰이 나선 작은 차

기아차가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차종은 소형 SUV 쏘울(12만859대)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높은 실용성으로 무장한 쏘울이 경기침체를 겪는 미국 시장에서 연일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이 추세가 유지되면 쏘울은 미국 시장 출시 7년 만에 판매 1위 모델에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쏘울은 전량 광주공장에서 생산돼 한국 수출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모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내·외관을 업그레이드한 ‘더 뉴 쏘울’ 모델 수입이 시작되면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랑둥(아반떼MD)을, 기아차는 소형차 K3를 가장 많이 팔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랑둥과 K3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내 준중형차 시장에서 핵심 차종으로 자리잡았다”며 “조만간 소형 SUV 니로를 중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도 소형차 쏠라리스(한국명 엑센트)가 현지 업체 차량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