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트럼프노믹스 신뢰하기엔 일러…감세·재정효과 제대로 날지 불확실"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인 트럼프노믹스에 대해 “현재로선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중립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10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2.0%로 예상하면서 대선 이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 여건 악화가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겠지만 재정 확대 효과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전체적인 경제 효과는 ‘중립’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정 지출이 공화당 내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제약 요인이 커지면서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장기적으로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공급부문의 부정적 충격이 잠재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체이스도 트럼프노믹스에 대해 정책 불확실성의 증가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단기적으로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감세와 사회간접자본(인프라) 투자가 상당한 총수요 확대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 역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나오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지켜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모건스탠리도 트럼프 정부의 재정 확대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중립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내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2.1%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8%로 하향 조정했다. BoA는 장기적으로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재정 확대 효과를 반감시키고, 감세 역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로 당초 기대했던 것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월가는 다음달 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기존 전망을 유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정대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면서 다만 시장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인상 확률은 대선 이전 75%에서 6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JP모간도 고용과 물가 등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12월 금리 인상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BoA는 Fed가 금리 인상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전망이라며 다음달 금리 인상 확률을 30%로 낮춰잡았다. 또 내년 FOMC 위원 구성이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매파 성향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JP모간의 예상과 달리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상되는 금리 인상 횟수를 이전 세 차례에서 단 한 번으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