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CC, 골프 대중화 '승부수'…내년부터 카트 사용료 안 받는다
그린피도 1만원 낮추기로…'노캐디 2인 골프'도 계획
회원제 18홀도 퍼블릭 전환 추진
많은 골프장 사장들이 “카트 운영 수익마저 없었으면 진작에 문 닫았을 골프장이 수두룩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그래서다.
이 카트 사용료를 받지 않기로 파격적으로 결정한 골프장이 있다. 전북 군산의 군산CC다. 국내 최대 홀수인 총 81홀(대중제 63홀, 회원제 18홀)을 보유한 군산CC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내년부터 골프카트 사용료를 받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국내 골프장 가운데 카트 사용료를 일시적 이벤트로 받지 않는 경우는 꽤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무료화를 추진하는 곳은 처음이다. 군산CC 이사회 관계자는 “내부 격론이 있었지만 라운드 비용을 낮춰 골프 대중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일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군산CC는 카트 무료화 초기에는 연간 40억~50억원 안팎의 매출 및 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골프 라운드 문턱이 낮아지면서 내장객 수가 늘어나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트 사용이 무료면 1인당 라운드 비용이 2만원씩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군산CC는 이와 함께 주중 7만~8만원, 주말 10만~13만원인 그린피를 전체적으로 1만원가량 낮출 계획이다. 군산CC에서 라운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카트비를 합쳐 평균 3만원 정도 싸지는 셈이다.
군산CC는 또 2인승 카트도 도입해 친구끼리나 부부 골퍼들이 선호하는 ‘노캐디 2인 골프’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도 맘대로 누비고 다닐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스의 잔디를 카트 타이어에 잘 손상되지 않는 중지(질긴 한국형 잔디)로 모두 교체할 방침이다. 이 골프장은 2014년부터 골퍼 혼자서 1인용 전동 카트를 끌고 캐디 없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호평받았다.
군산CC는 또 회원제 18홀(레이크, 리드 코스)도 퍼블릭(대중제)으로 전환해 81홀 전체를 퍼블릭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46억원의 입회금을 돌려주고 있으며, 90%가량 반환을 완료했다.
업계에선 군산CC의 카트비 무료화가 골프장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의 한 골프장 대표는 “영호남 지역에서부터 라운드 비용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촉발할 수 있는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