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자주 드나든 병원의 최씨 담당의사가 매달 청와대에 들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양주사를 놔줬다고 밝혔다.

최씨의 담당의사이자 박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된 김모씨(가정의학과 전문의)는 10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8년 4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차병원그룹 계열의 건강관리 전문병원(차움병원)에서 근무했다.

김씨는 “지난 대선 전 경선 때 차움병원에서 ‘만성피로가 있는 환자가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박근혜 후보였다”며 “그 인연으로 대통령 당선 뒤 청와대 자문의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청와대에서) 부를 때만 들어갔다”며 “청와대 의무실장, 대통령 주치의, 간호장교가 배석한 상태에서 진료를 봤다”고 말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을 위해 주사제를 대리로 처방해 받아갔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밖으로 못 나오니까 내가 필요할 때마다 청와대 의무실에 주문을 넣어두면 의무실에서 다 구비해뒀다. 뭐하러 대리 처방을 받아가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약보다 주사를 선호했다”며 “위가 안 좋은데 위약도 안 먹을 정도였다. 그래서 약 없이 (진료)하는 저 같은 의사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16일엔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대통령 건강이 안 좋아진 게 세월호 이후부터였다”며 “(세월호 참사) 후에 자주 불렀다. 그 전에는 자주 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씨와의 인연에 대해선 “2012년 대통령 선거 이전에 박 대통령과 똑같은 주사를 놔달라고 찾아왔다”며 “내가 차움병원에서 나와 병원을 옮긴 뒤에도 최씨와 언니 최순득 씨가 와서 한 번 진료를 받고 갔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최씨 단골 병원들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전격 조사에 들어갔다. 복지부는 최씨가 다닌 차움병원과 ‘김모 의원(성형외과)’의 대리 처방 의혹 및 진료기록부 관리 실태 등을 조사하도록 관할 강남보건소에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강남보건소는 11일 두 병원을 현장 조사할 예정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