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중국 안방보험 자금력 앞세워 창사 후 최대 실적
생명보험회사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대주주인 동양생명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8월 지분 63%를 1조1319억원에 인수하며 동양생명 경영권을 쥔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6246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안방보험의 성공 사례를 지켜본 중국계 자본들이 국내 보험사 인수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99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8% 증가했다고 10일 공시했다.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240억원으로 1989년 창사 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공격적인 영업 확대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양생명은 일시납 저축성 보험인 양로보험을 올 상반기에만 1조5000억원어치 팔았다. 동양생명의 영업 전략에 다른 보험사들의 시선은 비판적이다. 양로보험과 같은 고금리 저축성 상품이 역마진을 확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021년부터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하면 고금리 저축성상품은 보험사의 부채를 증가시킨다. 안방보험은 유상증자를 통해 동양생명에 6000억원 넘는 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안방보험뿐 아니라 다른 중국계 자본도 국내 보험사 인수 및 지분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ING생명 매각에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털과 중국계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KDB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IBK투자증권의 사모펀드(PEF)와 중국계 자본 한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계 자본이 국내 보험사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 인수로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