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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스마트폰·전기차·LED…'희귀금속 시대' 열렸다

입력 2016-11-10 17:33:07 | 수정 2016-11-11 04:48:19 | 지면정보 2016-11-11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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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권력의 조건
데이비드 S.에이브러햄 지음 / 이정훈 옮김
동아엠앤비 / 392쪽 / 1만7000원

인듐·세륨·리튬 같은 희귀금속, 첨단기술의 필수 소재로 사용
석유만큼이나 의존성 커져

한정된 생산지는 분쟁 '씨앗'…중국-일본, 6년 전 희토류 놓고 갈등

"폭발적 수요 충족 위해선 전담 국제기구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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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엠앤비 제공


2007년 6월 세상에 나온 아이폰은 ‘멀티 터치’ 유리 스크린에 의존하는 첫 번째 주요 제품이었다. 이 스크린은 손가락을 통한 두드리기, 긋기, 오므리기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이메일을 쓰거나 택시도 부를 수 있었다. 아이폰을 내놓은 스티브 잡스는 “이것은 마법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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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중요한 특성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 즉 주기율표의 103가지 원소 중 절반가량을 소재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잡스의 ‘마법 유리’에는 희금속(rare metal)류인 소량의 인듐이 쓰였다. 인듐은 손가락과 휴대폰 사이에 보이지 않는 링크를 만들어주는 투명 전도체다. 유로퓸이나 테르븀 분말은 스크린의 생생한 적색과 녹색 색상을 구현하고 세륨은 화면 유리에 반질반질한 광택을 내준다. 탄탈럼 조각은 휴대폰의 전력을 조절하고 리튬은 전력을 저장한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5년 만에 ‘석유 공룡’ 엑슨모빌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천연자원 전략분석가인 데이비드 S 에이브러햄은 “이는 세계가 석유만큼이나 희금속류에 의존하는 현실로 빠르게 접어든 사실을 반영한다”며 “잡스는 휴대폰을 재창조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분석한다. 바로 ‘희금속의 시대’다.

에이브러햄은 《미래 권력의 조건》에서 희금속을 ‘첨단 기술과 최신 무기, 녹색 환경을 지배하는 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으로 규정한다. 그는 콩고 브라질 중국 일본 등 희금속의 채광, 생산, 거래 현장을 발로 뛰며 벌인 현장 조사와 광산 관계자, 거래업자, 과학자, 정책 결정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숨어서 보이지 않는 희금속의 세계를 다방면에 걸친 흥미로운 이야기로 펼쳐낸다.

희금속은 하늘 높이 치솟은 교량부터 벤치, 카메라 렌즈, 컴퓨터, 자동차, 이어폰까지 어디에나 들어 있다. 하지만 철이나 구리 등 일반 금속처럼 단독으로 쓰이거나 주원료로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일반 금속에 비해 소규모로 채광·생산·거래되고 쓰인다. 원자 구조적으로 비슷한 금속 17종의 집합인 희토류(rare earth metal)도 희금속에 포함된다. 희금속은 피자를 만드는 데 쓰이는 이스트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극소량이 사용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이스트 없이 피자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희금속류가 없다면 첨단 기술 사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희금속의 특성과 가치를 이렇게 요약한다. “희금속은 우리가 구입하는 상품을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상품을 더 작게, 더 빠르게, 더 힘 있게 한다.”

저자에 따르면 첨단 스마트기기와 전기자동차,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제품의 급속한 확산은 더 많은 종류와 양의 희금속을 요구한다. 1990년대 인텔은 컴퓨터 소자를 생산하는 데 15종의 희금속을 필요로 했지만 이제는 60종을 사용한다. 일본금속학회는 코발트, 텅스텐, 리튬 같은 수요가 2050년까지 5배 뛰고, 다른 희금속의 수요도 현재까지 밝혀진 매장량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공급이 문제다. 희금속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씨앗인 동시에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다. 인부들이 간단한 삽과 곡괭이만으로 일하는 칠레 구릉 지대나 콩고 정글 한 모퉁이에서 눈앞의 컴퓨터나 손 안의 스마트폰에 도달하는 희금속의 공급 라인은 채광부터 생산, 유통까지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희금속은 세계에 분포돼 있지만 상업적으로 가치있는 농집도를 지닌 지역은 많지 않다. 여기서 분쟁이 발생한다. 각국이 석유에 의존하면서 산유국들과 불안한 관계를 맺게 됐듯이, 중국과 러시아 등 희금속 산출국은 무역 거래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제한 품목을 보유하게 됐다.

저자는 2010년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근무할 때 중국이 불법 어선 활동을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을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로 한 방에 해결하는 것을 목격했다. 일본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1년에만 10억달러를 지출했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에서 중국이 희토류와 다른 많은 희금속의 수출 쿼터를 자국 산업 진흥책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희금속류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각국과 기업들의 분투와 전략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불법 채취, 밀거래, 유해한 정제 가공 과정 등 희금속 산업의 어두운 측면을 현장 르포식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는 지속가능하고 번영하는 희금속 시대를 열기 위해 소비자, 기업, 국가가 해야 하는 과제와 해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국제적으로는 에너지 부문의 국제에너지기구(IEA) 같은 희금속류를 포함한 재료 부문의 국제재료기구(IMA) 창설을 제안한다. 저자는 “희금속 시대에 필수적인 것은 정확한 미래 예측과 투명성 확보, 튼튼한 공급 체인 구축”이라며 “희금속 등 천연자원의 통계를 수집하고 시장 보고서를 작성하며, 희금속을 둘러싼 문제를 토론하기 위한 포럼을 각국에 제공하는 기구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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