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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현실 권력 된 '트럼피즘' 보호주의 대비해야

입력 2016-11-09 17:40:41 | 수정 2016-11-10 04:22:01 | 지면정보 2016-11-10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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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폐기 등 자유무역에 '찬물'
미국 국익따라 무역보복 가능성도
안보비용 증가상황도 감안해야

최원목 < 이화여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 wmchoi@ewh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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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5대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로 결정됐다. 모두를 놀라게 한 ‘트럼프 신드롬’이 이젠 현실 권력이 됐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통상분야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확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무분별한 자유무역이 경제위기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인식도 확산될 것이다. 그는 무역의 혜택이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저소득 제조업 종사자로부터는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아갔음을 강조해왔다. 중국 등 불공정 무역국가와의 교역조건을 바꾸고, 미국 내 일자리 보전을 위해 무역구제조치의 적극적 발동과 환율조작국 지정과 같은 합법적 수단은 물론이고 45%의 관세를 중국제품에 부과하는 식으로 기존의 국제법 질서를 넘어서는 접근방식을 총동원할 것이다.

매년 200억달러 이상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미국 보호주의의 주요 표적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미국 재무부가 우리한테 무역흑자 폭을 줄이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해오고 있다. 트럼프의 전방위 보호주의가 우리의 대미 교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수밖에 없다. 제조업은 모든 부문이 타깃이 될 것이므로, 상품수출 일변도의 대미 교역패턴을 바꿔 현지 투자와 서비스 수출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서비스 부문과 전자상거래는 미국이 오히려 국제적으로 규제를 풀자는 입장이어서 반덤핑이나 상계관세로부터도 자유롭다. 그러나 국내 기초서비스 분야(교육, 법률, 의료)의 국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조치는 기본이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미 수출산업의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지식재산권도 미국이 국제적 보호를 강화하자는 입장이므로, 지식재산권 관련 산업은 오히려 호황을 누릴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은 트럼프 보호주의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될 것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트럼프 집권기간에 비준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므로, 트럼프가 재선까지 성공하는 경우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게 될 운명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잔여임기인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서둘러 비준을 마쳐야 하나, 이번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민심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TPP 폐기는 우리의 TPP 가입이란 난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되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FTA 등 세계적 메가FTA 추진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장기적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한·미 FTA도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 쌀 품목에 대해 연간 5만t 이상의 쿼터를 미국에 부여할 것을 요구해올 것이다. 한·미 FTA의 완전이행을 명목으로 우리 법률시장 개방의 정도를 깊게 하고 특허 의약품 보호와 전자상거래 교역 규제 철폐의 실질적 이행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요구는 한·미 방위비 분담비율 재조정과 같은 비통상 분야 이슈와 미묘한 함수관계를 형성하며 전방위 압력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의 대북한 외교는 또 다른 희생양이다. 북한핵문제와 관련, 미국의 대북 억지력, 대중정책의 일관성이 강조되는 시점에 트럼프의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너무 커져버렸다. 우리 안보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부는 그동안 자신의 조직과 기능 하나 창조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면서 창조경제, 문화융성정책을 기업들에 외쳐댔다. 최대 우방국이며 초강대국으로부터 세련되지 못한 압박을 상시적으로 당해야 하는 시대가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예고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거국내각이나 신정부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대외정책 대응체제의 전면적이고 창조적인 개편이다.

최원목 < 이화여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 wmchoi@ewh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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