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캐나다 공식 이민 사이트는 한때 마비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타임스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예측하며 ‘트럼프의 백악관행이 가시화했다’고 보도한 시점에 캐나다 이민국(CIC)이 운영하는 공식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자 홈페이지는 아예 마비됐다. 이 사이트는 캐나다 이주 등을 안내하는 곳이다. 인디펜던트는 “각종 막말과 논란으로 구설에 휩싸였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절망한 미국인들이 아예 미국을 떠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진 시점에 구글 등 검색 사이트에서 이민(emigrate)이라는 검색어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캐나다 이민국 사이트에 접속이 안 된다’는 글이 잇따랐다.

이 같은 ‘탈(脫)트럼프’ 현상은 대선 전부터 예견됐다. 어느 때보다 후보자 간 진흙탕 공방이 격화하면서 트럼프 당선에 실망할 미국인을 겨냥해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으로의 이민 유치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초 캐나다 북부 노바스코샤주에 있는 작은 섬 케이프브레턴은 ‘트럼프가 이기면 케이프브레턴으로’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화제가 됐다.

이런 현상은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때도 나타났다. 당시 영국을 떠나려는 영국인들로 캐나다 이민국 홈페이지가 한동안 북적거렸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