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힐러리 랠리’가 펼쳐졌다.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면서 면죄부를 준 것이 주식과 채권, 외환, 상품시장의 안도랠리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2% 넘게 폭등했다. 다우지수는 371.32포인트, 2.08% 급등한 1만8259.60로 마감하며 1만8000선을 가뿐히 회복했다. S&P500지수도 46.34포인트, 2.22% 오르며 2131.52를 기록해 지난 3월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도 119.80포인트, 2.37% 급등한 5166.17에 마감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5100선을 탈환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16.9% 하락한 18.7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안도감을 반영했다.

그동안 급락했던 채권가격도 정상으로 복귀할 조짐을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12월 금리인상 확률을 82%까지 높혔고, 미 국채가격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수익률은 2주만에 최대 상승폭인 0.04%포인트 오르며 연 1.83%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디스카운트’가 사라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6% 반등하며 97.80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유로화는 0.89% 하락한 1.103달러를, 일본 엔화도 1.4% 급락한 달러당 104.56엔까지 밀렸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과 반대로 움직이며 미 대선의 풍항계 역할을 해온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2% 폭등하며 달러당 18.59페소까지 상승했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약진과 함께 동반 상승했던 금 가격은 2% 가까이 폭락하며 온스당 1300달러선을 내줬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금선물 가격은 온스당 25.1달러, 1.9% 급락한 1279.4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힐러리 후보의 당선이 위험자산 선호, 안전자산 회피 신호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