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한 사찰 주지스님이었던 김모씨(60)는 지난 5월 주지 자격을 박탈당하자 앙심을 품었다. 그는 사찰 금고 등에 보관 중인 금송패·서적 등 635점을 빼돌려 인근 야산에 숨겼다. 둔산경찰서는 지난달 김씨를 붙잡아 문화재보호법 위반(손상 또는 은닉)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청은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4개월간 문화재 절도 등 문화유산 범죄를 특별단속한 결과 48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발표했다. 중국 명나라 법률서인 대명률(보물 제1906호)을 포함해 문화재 4542점을 회수했다.

유형별로는 문화재 은닉·장물취득 사범이 12명이었다. 문화재 훼손(4명)과 도굴·절도(3명), 모조품 유통사범(1명) 등도 적발됐다.

이번 수사로 행방을 감춘 지 27년 만에 무량사의 금동아미타여래좌상(충청남도 지정문화재 제100호)을 되찾았다. 금송패(경상남도 지정문화재 제284호), 동의보감 초간본 등도 회수됐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문화재 수사 경력자와 문화재 관련 학과 전공자를 중심으로 ‘문화유산 전문 수사관 인력풀’ 61명을 선발해 문화 관련 범죄를 수사해왔다.

문화재 관련 자격증 불법대여 등의 관행도 여전했다. 광주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문화재 기술자들로부터 자격증을 불법으로 빌려 문화재 보수공사 30건을 수주한 업체 대표와 자격증을 빌려준 문화재 수리 기술자 등 4명을 적발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