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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 국회의장 회동] "부총리는 신경 쓸 겨를 없다"는 거대 야당…'보릿자루' 취급받는 경제

입력 2016-11-08 18:02:37 | 수정 2016-11-09 04:39:53 | 지면정보 2016-11-09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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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도 원점 재검토에 관가'패닉'

경제 컨트롤타워 공백 장기화…위기대응 차질
"임명 시급" 여론…임종룡만 청문회 가능성도
“새 부총리 후보자를 중심으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짜고 있는데, 부총리 인선마저 원점 재검토라니…맥이 풀려 말이 안 나옵니다.”(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국회 추천 총리 수용을 공식화하며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사실상 철회한 뒤 청와대가 임종룡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의 인선마저 ‘원점 재검토’ 의사를 내비치자 경제부처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지난 2일 개각 발표 이후 1주일간 부총리 인수인계를 준비하던 임 후보자도 맥이 풀리긴 마찬가지다.

국무총리 국회 추천이 늦춰지면서 경제사령탑 ‘진공 상태’는 더 장기화할 공산이 커졌다. 야당 내부에선 “정국이 급변하는데 부총리 문제는 신경쓸 겨를도 없다”(한 중진 의원)는 말까지 나온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혼란 더 커진 경제사령탑

지난주 갑작스러운 개각 발표 이후 ‘경제팀’은 두 명의 부총리가 존재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졌다. 임 후보자가 신임 부총리로 내정됐지만 총리 후보자의 인사 철회를 놓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갈등을 벌이면서 인사청문회 개최조차 불투명했다. 그러다 보니 물러날 예정인 유일호 부총리가 일상 업무를 챙기고 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동시에 기재부 업무 보고도 받으며 ‘반쪽짜리 경제사령탑’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임 후보자는 이런 와중에서도 7일 미국 대통령 선거 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급변 위험에 대응해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는 등 제한된 수준에서나마 경제 위기 관리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려 애썼다.

하지만 부총리 인선까지 정치권 판단에 맡기기로 하면서 경제팀 공백은 하염없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 기재부 국장은 “시기는 다소 늦어지더라도 임 후보자가 결국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그동안 업무보고도 하고 정책도 짜왔다”며 “이런 기대마저 무너져 간부들 모두가 충격에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부총리 임명 서둘러야”

문제는 경제사령탑 부재 상황이 기약 없이 늘어지면서 위기 대처 능력이 현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관가에선 국회의 총리 추천이 여야는 물론 야당 간의 의견 차로 늦어져 부총리 인선도 장기간 표류하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총리가 결정되더라도 부총리 인선이 곧바로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일부 정치인이 경제가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경제와 정치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어 임 후보자가 예정대로 조기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관가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데 경제 리더십조차 예측 불가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시장 불안을 오히려 조장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되면 미국 대선과 금리인상 등 메가톤급 대외 변수와 400조원 규모의 예산안 통과,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립, 경기 절벽 대응 등 산적한 경제 현안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걱정도 커지고 있다.

◆야당 “부총리는 고려사항 아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시급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한 핵심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간 단위로 정국이 변해 경제부총리 문제는 아직 신경쓸 겨를이 없다”며 “당장은 총리 인사 처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 중진의원도 경제부총리 인선을 별개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부총리는 사실 고려사항도 아니다”고 했다.

한 경제부처의 1급 간부는 “정치권이 시간 여유를 갖고 숙고해 총리 후보자를 결정하더라도 경제부총리는 조속히 결정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열/김재후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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